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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休] '호로고루'에선 어떻게 찍어도 인생샷…인스타 성지로 우뚝

■ 연천의 또다른 매력 유적·문화재

5세기 고구려가 축조한 '전략적 요충지'

언덕 올라서면 탁트인 강·들판 한눈에

호로고루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성지로 알려진 연천의 명소다.




연천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되기까지는 지질학적 가치뿐 아니라 삼국시대 유적과 문화재, 남북 접경지역이라는 특수성 등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대표적인 유적이 호로고루(사적 제467호)다. 파주에 접경한 연천군 장남면 원당리에 소재한 호로고루는 고구려가 축조한 보루다. 정확한 연대는 확인되지 않지만 광개토대왕과 장수왕이 재위하던 5세기께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호로고루란 명칭은 일대 임진강을 삼국시대 호로하(瓠瀘河)라고 부른 데서 유래했다. 호로하에 있는 오래된 보루라는 의미다.

고구려 때 축조된 보루인 호로고루는


호로고루는 남한에 얼마 되지 않는 고구려 유적으로 발견 당시부터 학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고구려가 영토확장을 위해 남하정책을 펼치던 시기, 호로고루는 남진을 위한 최단 코스에 세워졌다. 고구려의 입장에서는 전략적 요충지였던 셈이다. 특히 고구려 평양성과 백제 한성을 연결하는 길목에 자리하고 있어 말을 타고 임진강을 건널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실제 신라 김유신(문무왕 2년)이 호로고루 인근에서 고구려군과 교전을 벌였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호로고루 입구에 심어진 해바라기는 10월 초까지만 볼 수 있다.




사실 호로고루 자체만 놓고 보면 높게 쌓아 올린 신라나 백제의 성에 비해 초라하기 그지없다. 흙으로 쌓인 성 위로는 잔디가 뒤덮여 있어, 멀리서 보면 보루라기보다는 작은 언덕처럼 보일 정도다. 하지만 이런 소박함이 오히려 여행지로서의 매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종영된 드라마 ‘VIP’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후로 이곳은 인스타그램 성지로 떠올랐다. 성 위로 올라서면 사방이 한눈에 들어오고, 성을 접해 흐르는 임진강과 사방으로 넓게 펼쳐진 들판 등이 한데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광을 연출한다.

인생 샷을 남기고 싶다면 높은 가을 하늘이나 잔디밭에 세워진 바람개비를 배경으로 담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단, 반려동물은 출입할 수 없다.
/글·사진(연천)=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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