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가 독감보다 덜 치명적”이란 주장을 거듭하자 미국 언론들이 펼치자 “사실이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트위터에서는 자체적인 가짜뉴스 경고 제도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에 “잘못된 정보”라는 표지를 붙였고, 페이스북은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을 아예 삭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백신이 있는데도 매년 많은 사람이, 때로는 10만명 이상이 독감으로 사망한다”며 “그런데도 우리는 국경을 폐쇄하지 않고 독감과 함께 살아가고 있고 코로나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부분의 사람에게 코로나는 (독감보다) 훨씬 덜 치명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미국 언론들은 즉각 정정에 나섰다. CNN은 “미국에서 지난 5년간 독감 시즌에 독감에 걸려 숨진 사람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사람이 코로나19로 이미 죽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존스홉킨스대학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29일 미국에서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온 후 7개월 동안 21만여명의 미국인이 코로나로 인해 숨졌다. 이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독감 유행기(매년 10월~이듬해 4월) 동안 발생한 누적 사망자 수(17만8,000여명)보다도 많은 수치다.
관련기사
감염병 전문가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다. 미네소타대학 전염병연구정책센터 소장인 마이클 오스터홀름은 이날 CNN에 출연해 “독감을 과소평가할 생각은 없지만, 코로나19는 또 다른 차원”이라며 코로나19가 독감보다 더 위험하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도 CDC 통계를 인용, 독감의 치명률은 2011∼2020년 사이 0.1% 미만에서 0.3% 미만을 오갔지만 올해 7월 이후 코로나19의 치명률은 2%에 육박한다고 보도했다. 그나마 전국적으로 경제 활동을 중단하고 집에 갇혀 지내거나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한 결과라는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의 치명률이 독감보다 훨씬 높을 수 있다는 의미다.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는 판단에 따라 페이스북은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앤디 스톤 페이스북 대변인은 “코로나19가 계절성 독감보다 덜 치명적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포스트가 코로나19 허위 정보에 대한 규정을 위반해 이같이 조치했다”고 밝혔다. 트위터는 똑같은 내용의 게시물을 삭제하지는 않았지만 대신 ‘코로나19와 관련한 허위 정보 전파’에 대한 자사 규정을 위반했다고 알리는 메시지를 이 트윗에 달았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