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연구동 여자화장실 불법촬영 사건’ 등 공중화장실 범죄가 잇따르며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공중화장실에서 발생하는 범죄는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인근 경찰서 상황실과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비상벨은 공중화장실 5곳 중 1곳에만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이 7일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중화장실 범죄는 2015년 1,981건에서 2016년 2,044건, 2017년 2,081건, 2018년 4,224건, 2019년 4,528건으로 지난 5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공중화장실 범죄 건수는 2015년과 비교했을 때 2.3배에 달한다.
특히 성폭행, 불법촬영을 비롯한 성범죄의 증가세가 뚜렷했다. 2015년 825건이던 공중화장실 내 성범죄는 지난해 1,269건으로 53.8% 증가했다. 유형별로 보면 카메라 등 촬영기기를 이용한 불법촬영 범죄가 절반(2019년 657건)을 차지했다.
하지만 공중화장실 범죄 예방대책으로 꼽히는 비상벨이 설치된 공중화장실은 많지 않았다. 올해 9월 기준 전국에 있는 공중화장실 49,700곳 중 비상벨이 설치된 곳은 11,237곳에 불과해 22.6%의 설치율을 보였다. 공중화장실 5곳 중 1곳에만 비상벨이 설치되어 있는 셈이다.
다만 지역별로 차이는 있었다. 광주의 경우 98.1%의 공중화장실에 비상벨이 설치돼 있어 가장 높은 설치율을 보였다. 그 다음으로 설치율이 높은 지역은 세종(49.4%)이었다. 설치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부산(13.7%)이었다.
김 의원은 “현행법상 공중화장실은 민간과 공공으로 분리돼 국가 및 지자체의 지원 없이는 비상벨 설치를 강제하기 어렵다”며 “공중화장실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비상벨 설치를 의무화해 누구나 안심하고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영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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