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평균 334야드의 캐머런 챔프(미국), 333야드 매슈 울프(미국)의 ‘대포쇼’에도 눈에 확 띈 것은 역시 브라이슨 디섐보(27·미국)였다.
US오픈 챔피언 디섐보가 버디만 9개를 챙기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8승 전망을 밝혔다. 9일(한국시간) 라스베이거스 TPC서멀린(파71)에서 개막한 슈라이너스 아동병원오픈(총상금 700만달러) 1라운드에서 디섐보는 9언더파 62타를 쳐 1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섰다. 패트릭 캔틀레이(미국) 등 5명이 8언더파 2위 그룹이다.
지난달 21일 메이저대회 US오픈에서 괴물 같은 장타로 난코스를 정복한 끝에 6타 차로 우승한 디섐보는 약 2주 만에 출전한 이번 대회 코스도 첫날부터 손쉽게 공략해냈다. 그는 “파워의 우위가 확실히 코스를 쉽게 만드는 이점이 있다”며 “파71이 아닌 파67이라 생각하고 경기한다. 69타나 70타를 치면 2·3오버파를 친 것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했다.
디섐보는 앞 조가 퍼트하고 있는 그린에 티샷을 올려버리기도 했다. 7번홀(파4)에서 체슨 해들리가 짧은 퍼트를 하고 있을 때였는데 샷링크 측정이 시작된 2003년 이후 이 홀에서 1온에 성공한 것은 디섐보가 처음이다. 거리도 거리지만 왼쪽으로 꺾이는 도그레그 홀이라 1온이 어려웠는데 디섐보는 아예 처음부터 보이지 않는 그린 방향으로 공략해 361야드 장타를 핀 4m 지점에 멈춰 세웠다. 해들리는 “사람이 있는 줄 몰랐다”는 디섐보의 사과에 “퍼트가 들어갔으니 문제없다. 다만 자존심은 좀 상했다”며 웃어넘겼다.
15번홀(파4)에서 3번 우드로 315야드를 보내는 등 300야드 이상 티샷을 9개나 날린 디섐보는 이글 퍼트 시도가 5개나 됐다. 9개 버디 중 7개가 1.8m 안쪽의 짧은 거리였다. 대회 전부터 모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것이다. 디섐보는 프로암 이벤트에서 마지막 홀 2.4m 퍼트를 놓쳤는데도 59타를 쳤고 드라이빙 레인지에서는 펜스를 넘겨 주차돼있던 차를 찌그러뜨리기도 했다.
같은 조인 디섐보와 챔프, 울프는 셋이 합쳐 300야드 이상 대포를 28방이나 쐈다. 지난 시즌 드라이버 샷 거리 2위의 챔프는 “디섐보의 샷이 20야드는 더 날아가지만 나는 낮게 날아가 더 많이 굴러간다”고 했다. 이에 드라이버 거리 1위 디섐보는 “오늘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는데 내일은 더 세게 휘두르겠다”고 장난스럽게 응수했다. 챔프는 4언더파 67타, US오픈 준우승자 울프는 3언더파 68타를 쳤다. 임성재와 김시우는 4언더파 공동 32위로 출발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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