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서욱 국방부 장관의 공중급유기(KC-330) 미국 출장을 비판하고 나서 관심을 끌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15일 충남 계룡시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중급유기가 전투작전 수행용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전투용 자산을 장관이 해외 출장을 가는 데 자가용처럼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공군 공중급유기 4대 중 적시에 투입되고 있는 건 1대뿐이라고 지적하면서 “작전용으로도 빠듯한 장비를 출장 갈 때 이용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앞서 서 장관은 지난 13일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SCM) 등 첫 방미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공중급유기를 타고 미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이동한 바 있다.
홍 의원은 “3,000억원을 들인 비행기를 대통령도 아닌 국방장관이 해외출장에 자가용처럼 썼다”며 “국내에서도 교통사고 안 나게 탱크를 타고 다녀도 되겠다”고 조롱했다. 홍 의원 특유의 거침없는 입담에 국감장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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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은 장관의 공중급유기 이용에 대해 “코로나 19로 일상적인 상황이 아니고 장관이 격리 면제를 받아야 하는 상황도 있어 (민간공항 대신) 군 공항에 곧장 내리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공중급유기의 주목적은 항공기에 대한 급유지만 서 장관이 이용한 KC-330은 A330 MRTT의 한국형 항공기로 민항기를 개조한 것인 만큼 해외재난 지원, 재외국민 구조 등 다목적으로 사용된다.
실제로 KC-330은 이미 지난 6월 북한에서 발굴돼 미국 하와이로 옮겨졌던 6·25전쟁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 7월 이라크 파견 근로자 귀환 임무 등에도 투입된 바 있다.
이와 함께 KC-330이 우리 군이 보유한 항공기 중 가장 먼 거리를 비행하는 항공기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 항공기는 한 번의 급유로 1만 5,000km 비행이 가능하다. 공군이 보유한 항공기 가운데는 ‘C-130’이라는 수송기도 있지만 이 항공기는 비행거리가 5,000km에 달해 한국에서 미국까지 한번에 갈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은 군 내부의 사정을 들어 홍 의원의 발언을 반박했다. 군 장성 출신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중급유기 주업무는 공중급유지만 다용도 병력, 수송용으로도 사용된다”며 “장관이 이 부분을 명쾌히 해달라”고 말했다. 같은 당 황희 의원도“공군 규정을 보면 공중급유기 기능과 관련해 필요 시 인원과 화물, VIP 등 수송 임무를 수행한다고 돼 있다”고 강조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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