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재판에 증인으로 나오기로 한 ‘제보자X’가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에 대한 수사나 증인 신문을 먼저 하라”며 재차 불출석했다.
‘제보자X’로 알려진 지모(55)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 심리로 19일 열린 이동재(35) 전 채널A 기자와 백모(30)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혐의 속행 공판 법정에 증인으로 나오기로 했으나 불출석했다. 지씨가 증인 불출석한 것은 지난 6일에 이어 두 번째다.
재판부는 “폐문부재로 (출석 요구서) 송달이 안 되고 있다”며 “법원은 집행관 송달까지 했기 때문에 지씨에 대해 소재 파악을 명령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 측 증인이니 소재 탐지에 대해서는 검찰 측에서 알아보기 바란다”고 검찰 측에 지씨의 소재 파악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지씨를 오는 30일 다시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앞서 지씨는 전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글에서 한 검사장에 대한 내용을 불출석 사유로 언급했다. 해당 글에서 지씨는 “최소한의 실체적 진실이라도 밝히기 위해서는 한 검사장의 실질적인 수사가 이뤄진 후나, 또는 중요 혐의자인 한 검사장에 대한 법정 신문이 먼저 이뤄진 이후 제가 증언을 해야 많은 사람이 납득할 결론이 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 검사장의 수사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관련자들이 증언한다면 시험을 앞둔 수험생에게 답안지를 먼저 제공하고 시험을 보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 검사장의) 부정행위를 도와주는 꼴이 된다”고도 적었다.
이날도 지씨는 SNS를 통해 “오늘 ‘검언유착’ 재판부에 직접 통화해 한 검사장을 먼저 증인 소환하지 않는 이상 출석을 거부하겠다고 사유를 설명했다”고 말했다. 지씨는 앞선 기일에도 “한 검사장에 대한 증인 신청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며 증인 출석을 거부한 바 있다.
지씨는 이 전 대표의 대리인으로서 이 전 기자와 만나 이야기를 나눈 인물로, 검언유착 의혹을 처음 MBC에 제보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검찰은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에게 편지를 보내 가족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언급하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를 털어놓도록 협박했다고 보고 이 전 기자를 기소했다.
이날 재판이 끝난 후에는 이 전 기자에 대한 보석 심문이 곧바로 이어졌다. 심문에 참석한 이 전 기자는 자신에게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전 기자는 “공익 목적으로 취재를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오해가 발생한 점은 피해자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검찰이 직장과 가족의 집도 압수수색했다. 저는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이미 얼굴이 알려져 신상도 공개됐다는 점에서 도주 우려가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가 채널A 해고 이후 한 일을 묻자 이 전 기자는 “검찰 조사만 받았고, 괴로워하면서 지냈다. 해고무효 소송을 준비하던 와중에 구속됐다”고 답했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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