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는) 해마다 상황이 다르고 상대하는 팀에 따라서 또 다릅니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32·미국)는 ‘다름’을 강조했다. 정규시즌에서는 의심할 여지없는 에이스지만 가을만 되면 작아지는 커쇼가 전과 다른 내용으로 월드시리즈를 호령할 수 있을까.
다저스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프로야구(MLB) 챔피언결정전인 월드시리즈(7전4승) 1차전 선발투수로 커쇼를 예고했다. 1차전은 21일 오전9시9분 텍사스주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다.
정규시즌 통산 176승, 평균자책점 2.43에 사이영상 3회 수상을 자랑하는 커쇼는 그러나 포스트시즌에는 11승12패, 평균자책 4.31로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올해는 와일드카드시리즈 8이닝 무실점, 디비전시리즈 6이닝 3실점으로 잘 나가다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리그 챔피언십 4차전에서 5이닝 4실점으로 삐끗했다. 워낙 대투수라 포스트시즌에 조금만 부진해도 사람들은 가을에 상대적으로 약한 커쇼를 안타까워하거나 조롱한다. MLB닷컴에 따르면 커쇼는 그동안 포스트시즌 1차전 선발로 나간 10경기에서 4승5패, 평균자책 5.86에 그쳤다.
커쇼의 월드시리즈 통산 성적은 5경기 1승2패, 평균자책 5.40이다. 2017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1차전에서 7이닝 11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해 승리투수가 됐지만 가장 최근 세 차례 월드시리즈 선발 등판에서는 다저스가 매번 졌다.
커쇼는 “해마다 다르고 상대하는 팀마다 다르다”며 “(올해 월드시리즈 상대인) 탬파베이 레이스는 휴스턴이나 보스턴 레드삭스와는 또 다른 팀”이라고 했다. 커쇼는 2017년에 휴스턴, 2018년에는 보스턴과 월드시리즈에서 만났다. 그는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몸 상태도 괜찮다. 또 한 번의 기회가 주어졌다는 데 설렘이 크다”고 했다. 랜디 아로사레나(탬파베이)를 최대 경계대상으로 꼽은 커쇼는 “배트를 정말 잘 돌리고 있다. 아로사레나를 최대한으로 통제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쿠바 출신의 2년 차 외야수 아로사레나는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14경기 타율 0.382(55타수 21안타) 7홈런 10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러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월드시리즈 직전 무대인 리그 챔피언십에서는 7경기 9안타 중 홈런이 4개였다. 아로사레나와 커쇼의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탬파베이 선발투수는 월드시리즈가 처음인 타일러 글래스나우다. 휴스턴과 챔피언십 4차전에서 6이닝 4실점 했다. 좌타자 최지만은 좌투수 커쇼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은 벤치를 지킬 가능성이 크다. 탬파베이는 상대 선발 유형에 따라 라인업을 바꾸는 플래툰시스템으로 12년 만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뤘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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