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찾아오면서 여행이 더욱 간절해졌다. 올가을 여행을 고민 중이라면 대자연의 기운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서귀포 치유의 숲’을 추천한다. 숲은 오랜 ‘집콕’생활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새로운 일상을 위한 활력을 되찾기에 최적의 장소다. 입장객 수를 제한하고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걱정도 잠시나마 내려놓을 수 있다.
제주 서귀포시 산록남로 ‘치유의 숲’은 시오름 일대에 자리한 원시림이다. 화전민 터와 제주식 돌담인 잣성 등 옛 제주 사람의 흔적도 찾아볼 수 있을 만큼 원시 자연림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수령 60년 이상 된 편백과 삼나무 등 난대림과 온대림이 고루 분포하고 있는 치유의 숲은 산림욕 명소다. 12개 코스, 총 15㎞ 구간을 따라 걷다 보면 몸과 마음이 동시에 홀가분해진다. ‘가베또롱(가뿐하다)’ ‘엄부랑(엄청나다)’ ‘숨비소리(해녀의 숨소리)’ 등 각 코스에 적힌 제주 방언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방문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숲 입구부터 시작되는 ‘노고록헌’ 코스다. 노고록헌은 ‘여유 있다’는 의미의 제주 방언으로 완만한 코스로 이뤄져 있다. 산림치유프로그램을 신청하면 산림치유지도사의 안내에 따라 맨발로 숲속을 거닐며 의자에서 쉬거나 낮잠을 잘 수도 있다. 새 지저귀는 소리, 바람에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 등 주변의 방해 없이 온전히 자연에만 집중할 수 있다. 코스의 마무리는 족욕이다. 삼나무로 만든 족욕기 안에 발을 담그면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전 구간에 데크가 깔려 있어 휠체어나 유모차 방문객도 완주할 수 있다.
산림치유지도사와 함께하는 산림치유프로그램과 마을힐링해설사와 함께하는 숲길 힐링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개별 탐방을 선택할 수도 있다. 서귀포 치유의 숲은 한국관광공사가 가을시즌 추천한 유일한 ‘한정개방 관광지’로 선정됐다. 따라서 홈페이지에서 예약한 인원만 입장할 수 있다. 평일에는 300명, 주말에는 600명으로 수용 인원을 제한하고 있다. 이용시간은 하절기 오전8시~오후6시, 동절기 오전9시~오후5시이며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청소년 600원이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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