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하고 이틀 뒤 사망한 10대 청소년이 맞은 백신과 제조번호가 같은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 총 8만 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학생과 같은 의료기관에서 백신을 맞은 사람도 32명이다.
사망 청소년 접종 백신 8만 명 이상 접종...'백신 포비아' 확산 |
질병관리청은 20일 국가독감예방접종 사업과 관련한 자료를 통해 “(사망 청소년이 맞은 백신과) 동일 제조번호 백신을 접종한 사례는 20일 오후 1시 기준 총 8만2,668건이며 이와 관련한 이상반응은 총 3건”이라고 밝혔다. 이상반응 중 2건은 알레르기 반응이며 1건은 접종 부위 통증이다. 또한 접종자 중 32명은 해당 학생이 백신을 맞은 지난 14일 같은 병원에서 동일한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집계됐으나 아직 이상반응은 확인되지 않았다. 인천에 거주하는 한 고교생은 지난 14일 동네 의원에서 백신 접종을 한 후 이틀 뒤인 16일 오전 사망했다. 조사 결과 해당 청소년은 알레르기 비염이 있었을 뿐 다른 기저질환은 없었으며 백신 접종 이후 발열 등 이상반응은 없었다. 현재 경찰은 ‘백신 접종과 사망 간 관련성은 적을 것으로 보이지만 사인은 미상’이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구두 소견을 전달받고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 날 전국 고창에서 한 70대가 독감예방접종 후 사망하는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청은 “백신 접종 후 사망까지의 시간, 동일 제조번호 백신을 맞은 사례들 중 중증 이상 반응이 없었던 점, 현재까지 확인된 부검 진행 중 받은 구두 소견 등을 종합할 때 아직은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사업을 중단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 같은 발표에도 일부 온라인 육아관련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독감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움직임마저 나오고 있다. 두 건의 사망사건과 별개로 일부 독감백신 물량이 유통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되는 사고가 이미 발생했으며 백신에서 백색물질이 발견되는 사례까지 나오면서 ‘백신 포비아’가 확산되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 "백신 접종해야 트윈대믹 대응 가능"... "정부 백신 관리는 문제" |
다만 질병당국의 백신 관리에 대해서는 문제가 제기된다. 김우주 교수는 “상온노출 백신은 아주 짧은 시간이어도 변질, 안전성 문제 등이 야기되기 때문에 전량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 같은 대응은 자칫 백신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지혜·이주원 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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