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올 들어 3·4분기까지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연간 규모를 넘어섰다.
올해 위탁생산 수주가 크게 늘고 공장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한 덕분이다. 3·4분기에 이어 4·4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이 예상돼 올해 설립 후 첫 연간 매출 1조원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1일 올 3·4분기 매출액 2,746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9%, 영업이익은 565억원으로 같은 기간 139% 증가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들어 3·4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7,895억원·영업이익 2,002억원을 달성해 지난해 한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모두 뛰어넘었다.
올해 3·4분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깜짝 실적’을 거둔 것은 위탁생산 수주가 늘면서 1,2,3공장의 고른 매출 증가 덕분이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굵직한 해외 제약사의 위탁생산계약(CMO) 수주를 잇달아 따내며 공장 가동률을 높였다. 올 들어 10월2일까지 총 수주금액은 1조8,358억원(11건)에 달한다. 지난해 전체 수주금액인 3,084억원의 6배에 달하는 수치다. 올해 수주한 계약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아스트라제네카(3,850억원)를 비롯해 GSK(7,233억원)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계약이 포함됐다. 코로나19로 항체의약품 생산 수요가 크게 늘어난데다, 위탁개발생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글로벌 생산 규모가 가장 큰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제약업계의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은 대형 수주 계약을 체결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3공장 가동률은 1·4분기 17.3%에서 23%로 상승했으며 3·4분기에는 30%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3공장은 총 18만ℓ(리터)의 배양기를 갖춘 세계 최대 규모의 공장이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공장 정기보수에 따른 일시적인 가동률 하락이 있었지만 3공장 가동률 상승 영향으로 매출이 늘어나 영업이익도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4·4분기에도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있다. 일각에서는 올 4·4분기에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매출액이 1조원이 넘는 기업을 일컫는 ‘1조 클럽’에 가입할 가능성도 크다. 현재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기업은 2014년 유한양행 뿐이었지만 지난해 종근당, 대웅제약,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나란히 1조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매출액 1조원을 넘어선다면 업계에서는 여섯번째 1조 클럽 일원이 되는 셈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간 매출액을 1조38억원으로, KB증권은 1조64억원으로, 메리츠증권은 1조52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올해 말 4공장 기공식을 시작으로 2022년 말부터 부문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 4공장이 완공되면 생산 능력이 기존 대비 60%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달 말 미국에 R&D센터를 오픈하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새로운 사업 모델을 본격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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