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한국전쟁을 ‘침략 세력’에 맞선 ‘항미원조(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로 표현하며 연일 자국 내 애국주의를 고취하는 가운데 우리 외교부가 “한국전쟁은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한 게 역사적 사실”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재웅 외교부 부대변인은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했다는 것은 부인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며 “역사적 사실이 바뀔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전쟁 발발 관련 사안은 이미 국제적으로 논쟁이 끝난 문제”라며 “우리 정부는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우리의 관심 사안에 대해 중국 측과 필요한 소통·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리는 ‘항미원조 작전 70주년’ 기념 대회에서 중국군의 한국전쟁 참전 당위성을 또다시 강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참석해 생중계로 연설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최근 미중갈등이 고조되자 내부 결속을 위해 항미원조를 연일 강조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19일에도 인민혁명군사박물관의 ‘항미원조 작전 70주년 전시’를 참관하면서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을 두고 “중국 인민지원군이 참전한 정의와 평화의 승리”라고 주장했다.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중국중앙TV 등 관영 매체들은 시 주석의 전시회 발언을 연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23일 연설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또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중국의 6·25전쟁 참전 70주년을 맞아 중공군 열사능을 참배했다.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중국 인민지원군 조선전선 참전 70돌에 즈음해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을 찾고 열사들에게 숭고한 경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평양에서 동쪽으로 90㎞ 떨어져 있는 인민지원군 열사묘는 6·25전쟁 당시 중국 인민지원군 사령부가 있던 곳으로 마오쩌둥 전 주석의 장남인 마오안잉 등의 유해가 묻혀 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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