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가수 유승준(44·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씨의 입국 비자를 앞으로도 발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혓다.
강 장관은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유씨 관련 질의에 대법원 판단을 거론하며 “관련 규정을 검토한 후 다시 비자발급을 혀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대법원은 외교부가 제대로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이 위법하다고 판시한 것”이라며 “(유씨를) 입국시키라는 게 아니라 절차적인 요건을 갖춰라(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지난 19일 국정감사에서 안 의원의 같은 질문을 받고 “우리나라 대법원 판결에 의해 입국을 허용하라고 했으면 유씨의 입국은 허용돼야한다”고 말했으나, 이날 강 장관 발언에 “내 의견과 장관의 지휘 방침이 다르면 내 의견은 의미가 없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한국에서 가수로 활동하던 유씨는 방송 등에서 “군대에 가겠다”고 수차례 밝히다 지난 2002년 돌연 미국 시민권을 선택해 병역을 면제받았다. 이후 입국 길이 막힌 유씨는 주로스앤젤레스(LA) 한국 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사증(비자) 발급 거부처분 취소’를 냈고 1·2심은 유씨의 소송 청구를 기각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대법원은 “사증 발급 거부처분은 도덕적 문제와는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며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고 파기환송심은 유씨에 대한 사증 발급 거부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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