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코리아가 ‘수입차 시장의 대중화’를 선언하며 제타를 파격적인 가격에 내놓았다. 준준형 세단임에도 불구하고 , 일부 물량만 2,000만원 초반대의 가격을 책정한 덕분에 완판됐다. 폭스바겐은 이 기세를 이어 티구안에도 일부 물량을 대폭 할인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폭스바겐이 대기환경보전법의 판매량 의무 비율을 맞추기 위해 일부 물량만 할인하는 정책을 사용하며 시장의 혼란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2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지난 15일 공식 출시한 7세대 신형 제타의 할인 물량 2,650대가 모두 판매됐다. 이 차량은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프로그램 이용 시 2,329만원에 구매가 가능했다. 제타의 할인 물량 가격이 아반떼와 비슷해 소비자들의 구매가 이어졌다는 평가다.
폭스바겐은 지난 2018년 ‘수입차 시장의 대중화’ 전략을 선언했다. 진입 장벽을 낮춰 많은 사람들이 합리적인 가격과 유지 비용으로 수입차를 이용하도록 하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이에 따라 1억원대의 판매가였던 투아렉을 금융상품 활용, 기존의 차 매각 시 6,000만원 대에 구입이 가능했다.
이후 폭스바겐은 9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인 제타를 내놓으며 파격적인 할인가를 제시했다. 정상 가격도 이전 6세대 모델 대비 400만~700만원을 인하했다. 아울러 티구안을 연말까지 450대 한정, 4000만원대에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폭스바겐의 한정판 할인 정책이 대기환경보전법으로 인해 물량 맞추기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지난 2013년 제정된 수도권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연간 4,500대 이상 판매하는 완성차 브랜드의 경우 친환경차의 판매 비율이 연간 판매량의 9.5%를 맞춰야 한다. 상대적으로 디젤 차량보다 가솔린 모델의 선호도가 높은 만큼 대폭 할인된 정책을 통해 물량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폭스바겐이 디젤게이트 등으로 처벌을 받아 국내 시장에서 부침을 겪은 만큼 이 비율을 맞추기 위해 한정 할인 판매 전략을 취한 것”이라며 “전기차를 제외하고는 상대적으로 저배기량 차들이 저공해 인증을 받기가 수월해 제타, 티구안 등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 값을 주고 사는 소비자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딜러사 관계자는 “한정 판매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할인을 왜 안 해주냐는 문의가 이어져 재량 프로모션으로 따로 할인을 해 줘야 할 것”이라며 “이는 결국 중고차 가격 하락 등 시장 혼란을 부추길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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