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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자 70명 돌파...질병청 "인과성 매우 낮아"

예방접종 후 72명 사망

70대 이상 86.1% 다수

부검에서도 특이사항無

"건강상태 좋은 날 접종"

29일 서울 동대문구 한 병원 무료독감주사 접종장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연합뉴스




최근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고 사망한 사람이 70명을 넘어선 가운데 보건당국은 예방접종을 일정대로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보건 당국은 사망자와 독감 백신 접종과의 인과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0∼2021 절기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시작한 이후 이날 0시까지 접종 후 며칠 이내에 사망한 것으로 신고된 사례는 총 7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6일 0시 기준으로 집계된 59명보다 13명 증가한 수치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9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보건소에서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 발생 여부를 관찰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질병관리청=연합뉴스


질병청은 “오늘 열린 피해조사반 신속대응 회의에서 추가 사망 사례 25건(명)을 분석한 결과 모두 사망과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사망자의 연령대는 70대와 80대 이상이 각각 31명으로, 70대 이상이 86.1%를 차지했다. 이어 60대 미만 8명, 60대 2명이다.

사망자 발생 시기를 보면 이달 19일까지는 1명이었지만 19일부터 25일까지 59명, 26일 이후 12명 등으로 나타나 만 70세 이상 어르신 무료접종이 이뤄진 셋째 주에 신고가 집중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12명, 경남 10명, 경기·전남 각 8명이다. 이들 4개 지역에서 나온 사망자는 총 38명으로, 전체 사망신고의 55%에 달했다.

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까지 이른 시간을 보면 이틀 즉, 48시간 이상인 경우가 43건(59.7%)으로 가장 많았다.

같은 백신을 맞고 사망한 사례가 2명 이상 보고된 제조번호(로트번호)는 총 19건으로, 관련한 사망자를 합치면 총 48명이었다. 다만 전문가 검토 결과, 백신 접종과의 연관성은 인정되지 않았다고 질병청은 강조했다.

25명 중 백신 접종 후에 나타날 수 있는 급성 이상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없었고, 또 같은 제조번호의 백신을 같은 날 맞은 접종자에게서 중증 이상 반응이 나타난 사례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7일 오후 세종시의 한 병원을 찾아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사망자 72명 중 40명에 대한 부검에서도 질병청은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소개했다. 31명은 부검을 하지 않았고 나머지 1명은 부검 여부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차 부검 소견만으로 사인을 확정할 수 있는 사례는 총 11명으로 대동맥 박리, 뇌출혈, 폐동맥 혈전색전증, 장폐색 등의 증상이 확인됐다. 나머지 29명은 추가 검사가 진행 중이다.

질병청은 “부검하지 않은 31명은 기저질환으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천식, 만성신부전 등을 갖고 있었으며 임상적으로 기저질환의 악화로 인한 사망 및 다른 원인에 의한 사망으로 판단됐다”고 말했다.

사망자들은 8개 회사에서 제조된 독감 백신 제품을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청은 “백신 원액과 제조사별로 접종 건수 대비 사망 신고를 비교하면 사망자들이 접종한 백신은 특정 원액이나 특정 제조사에 편중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 같은 접종 기관에서 독감백신을 접종한 사례 또한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백신의 원액은 총 5개 종류로, 접종 후 사망 사례가 보고된 원액 종류는 4개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백신 접종과 사망 간 인과성을 배제할 수 없는 중증 이상 반응이 2건 이상 발생할 경우에는 백신명과 제조번호 등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27일 서울 시내 한 병원을 찾은 내원객들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예방 접종을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연합뉴스


질병청은 예년보다 독감 유행 시기가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예방접종 시기를 다소 늦출 것을 권고했다.

질병청은 “올해 독감 유행 수준은 예년보다 낮고 유행 시기가 늦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예방접종을 너무 서두르지 마시고 건강 상태가 좋은 날에 접종받아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0시 기준 국가 예방접종사업 대상 1,898만 3,081명 가운데 1,102만 9,736명이 예방접종을 마쳐 접종률은 58.1%에 달했다. 나이대별 접종률은 만 70세 이상 72.6%, 만 62~69세 31.7%, 만 13~18세 51.7% 등이다. 생후 6개월~만 12세 접종자 가운데 1회 접종자는 71.7%, 2회 접종자는 1차 55.8%·2차 24.4% 등이다. 임신부는 36.3%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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