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를 사흘 앞둔 마지막 주말인 3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가장 강력한 후원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경합주(州)인 미시간에서 지원 유세를 하는 등 막판 총력지원에 돌입했다. 지난 21일 펜실베이니아 단독 유세로 바이든 측면 지원에 나선 것을 시작으로 24일과 27일 잇따라 플로리다에서 유세한 뒤 나흘 만으로 이번에는 처음으로 바이든 후보와 자리를 함께했다.
전반적인 여론조사가 바이든 후보에게 다소 유리한 형국이긴 하지만 승부를 가를 격전지에서 접전을 거듭하고 있어 막판 여론몰이에 나선 모양새다. 특히 미시간은 선거인단 16명이 걸린 경합주로 지난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불과 0.23%포인트 차이로 신승한 곳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 실패를 강조하면서 지지층에게 투표에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트럼프는 ‘코로나, 코로나, 코로나’라고 불평한다. 언론의 코로나19 보도를 시기한다. 이젠 의사들이 대유행으로 이득을 본다고 비난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누군가가 대가 없이 타인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건다는 생각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대통령직을 리얼리티쇼 이상의 것으로 취급하는 데에도, 자신과 친구 이외의 누군가를 돕고 일을 하는 데에도 어떤 관심을 보여주지 않았다”며 “불행히도 나머지 사람들은 그 결과를 감수하며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독선적이고 무능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은 여러분과 여러분 가족의 안전을 지키는 데 관심이 있지만, 트럼프는 그 자신의 자아를 충족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오바마는 바이든을 “나의 형제”라고 부르면서 “나는 바이든을 좋아한다. 그는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투표하라”고 독려했다.
마지막으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오는 화요일에 모든 게 걸려 있다. 일자리, 건강이 걸려 있다. 우리가 대유행을 통제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걸려 있다”며 “하지만 여러분은 변화를, 더 나은 미국을 선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시간주 워터포드 타운십 유세에서 “의료진들이 코로나19 환자 수를 부풀리고 있다”라거나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은 검사 건수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등의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누군가가 코로나19로 사망하면 우리의 의료진들은 더 많은 돈을 번다. 여러분은 그것을 아느냐?”라며 근거 없는 주장을 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위스콘신주의 그린베이 유세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한 자신이 어떻게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본보기라고 치켜세웠다. 이에 지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슈퍼맨! 슈퍼맨!”을 연호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위스콘신주 그린베이 유세에서 지지자들이 “사랑한다”를 연호하자 “너무 오래 연호하면 안 된다, 내가 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자신이 “전세계에서 예수 그리스도 다음으로 유명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김민혁기자 minegi@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