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심화하고 있는 전세난과 관련해 “불편해도 기다려달라”고 발언한 김상조 청와대 실장에 대해 “오만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윤 의원은 또 경제사령탑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국토교통부 등 주무부처 장관이 아닌 대통령의 비서인 참모가 직접 나서 정책 방향을 밝히는 것 자체가 정상이 아니라고도 지적했다.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혼란이 가중되자 시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임대차 3법’ 입법을 밀어붙인 자신들의 잘못은 슬쩍 가리면서 국민들의 고통을 그저 과도기적 문제로 절하해버리는 정책실장의 기술이 놀랍다”고 비꼬았다.
김 실장은 전날 한 방송 뉴스 프로그램에서 “과거 전세 계약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릴 때 7개월 정도 과도기적 불안정이 있었다. 이번에도 임대차 3법 입법 등 급격한 시장 변화로 과도기가 길어질 수 있다고 본다”며 “전세시장 안정을 통해 불편함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불편해도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20년 전에 비해 훨씬 더 복잡해진 지금 시장에 완화장치도 없이 더 센 충격을 가해 고통을 초래한 태만과 독단을 사죄하기는커녕 국민들에게 ‘불편해도 기다리라’니 나라의 녹을 먹는 공무원이 감히 가질 수 없는 오만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정책실장을 비롯해 청와대 수석들의 권세가 아무리 하늘을 찔러도 그들은 공식적으로 비서”라며 “경제부총리와 주무 장관이 있는데 뒤에서 일해야 하는 비서가 TV에 출연해 정책 방향을 밝힌다는 것부터가 정상이라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서의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라는 예상 반론을 스스로 제기한 뒤 “그렇다면 장관은 왜 있고 정부조직법은 왜 존재하냐”고 쏘아붙였다.
윤 의원은 극심한 전세난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는 임대차 3법이 지난 7월 말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당시 “저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하는 반대토론을 펼쳐 크게 주목받았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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