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월성1호기 관련 검찰의 압수수색과 관련해 6일 격앙된 반응을 내놨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달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과정에서 경제성이 지나치게 낮게 평가됐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감사를 시작한 뒤 산업부 직원이 몰래 사무실에 들어가 월성 1호기 폐쇄 관련 자료 444건을 삭제한 내용을 검찰에 수사참고자료로 송부한다고 밝혔고, 국민의힘은 이 문제와 관련해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정재훈 한수원 사장,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 등 12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문제에 대해 감사원은 수사 의뢰도 하지 않았는데 야당이 고발한 정치 공세형 사건에 검찰이 대대적으로 대응한 것”이라며 “정치 수사이자 검찰권 남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위험하고도 무모한 폭주를 당장 멈춰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며넛 “에너지 전환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중요 정책인데, 이에 대한 사법적 수사는 검찰이 이제 정부 정책 영역까지 영향을 미치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조국) 법무부장관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논의가 진행되는 때 (검찰이) 장관 후보자 일가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던 때를 연상하게 한다”며 “야당 이 사건을 대전지검에 고발한지 2주만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전지검을 방문한지 1주일만에 전격적인 수사가 이뤄진 점도 의심을 부를 만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일부 정치검찰과 짜고 정부를 공격한다고 믿고 싶지 않다. 그러나 혹시라도 그런 의도가 있다면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 우리 당은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다수 검사들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일부 정치 검사들의 이런 행태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검찰이) 특정 정당과 유착해 정부 정책을 공격한 것이라면 검찰의 정치 중립과 독립성을 훼손하고 민주주의에 도전하는 정치개입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검찰의 국정 개입 수사 행태에 매우 유감이다. 유감이라 말씀드렸지만, 제가 쓸 수 있는 가장 점잖은 표현”이라며 “이번 수사는 명백한 검찰권 남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원내대표는 “정부 에너지 정책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것은 과잉 수사”라며 “권력형 비리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권력형 부패가 있었던 것도 아니지 않나. 수사권을 남용해 국정에 개입하는 것은 위험 수위를 넘는 국정 흔들기다”라고 했다. 또 김 원내대표는 “감사원 고발, 수사 의뢰가 없었는데 국민의힘이 고발장을 제출하고 불과 2주만에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윤 총장이 대전지검 방문 후 일주일 만에 착수된 것이기도 하다”며 “대전지검장은 세간에 윤 총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이런 정황을 보면서 검찰 수사 의도를 의심하는 국민들 많다. 검찰이 그런 정치적 의심을 받는다는 자체가 너무나 안타깝다”고 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