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총리 산하에 특별보좌관과 자문위원단까지 구성하며 정치 보폭을 넓히기 시작했다. 일각에선 사실상 ‘미니 청와대’이자 ‘차기 대선 캠프’를 구성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정세균 총리, 직속 '특별보좌관' 자리 신설.. "현안 신속대응"
정 총리는 6일 국무총리 공관에서 보건의료와 그린뉴딜, 국민소통 등 세 분야에 대해 각각 특별보좌관 1명과 자문위원 2명을 위촉했다. 그린뉴딜 분야에는 이유진(46) 녹색전환연구소 이사를 특보로, 윤순진(54)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이사장과 한병화(50)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했고 보건의료 분야에는 지영미(59) WHO(세계보건기구)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긴급위원회 위원을 특보로, 윤석준(54) 고려대 보건대학원장과 임준(52)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지원센터장을 자문위원으로 모셨다. 국민소통 분야에서는 한상익(51) 가천대 사회정책대학원 부교수를 특보로, 김예한(51) 전 더불어민주당 서울특별시당온오프네트워크 홍보국장과 김현성(49) 중소기업유통센터 상임이사를 위촉했다.
정 총리는 이 자리에서 “총리의 또 다른 눈과 귀, 입이 돼 총리와 국민 사이에 가교 역할을 잘 해 달라”고 주문했다.
청와대도 아닌 총리실에 특보나 자문위원 자리가 원래부터 있던 건 아니다. 정 총리가 취임 후인 지난 4월 국무총리비서실 직제를 개정해 마련됐다. 이전 법령상으로는 국무총리비서실에 비서실장과 그 밑의 정무실장, 민정실장, 공보실장(대변인 겸임), 비서관 7명 등만 두게 돼 있었다. 정 총리는 이날 인사들을 위촉한 세 분야 외에도 경제, 복지, 행정 등 다른 분야에도 특보단과 자문위원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정 총리는 취임 일성으로 경제총리, 통합총리를 표방했다”며 “그동안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특보와 자문위원 구성이 지체되었으나, 방역과 민생경제 활성화를 위한 ‘K방역 시즌2’에 돌입하면서 특보와 자문위원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정 총리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사실상의 대선 캠프를 꾸리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추정도 나왔다. 실제로 최근 정 총리는 이전보다 정치적 외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10월부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릴 때마다 기자단에 문자로 이를 일일이 공지하는가 하면 이달에는 여야 핵심인물들을 잇따라 회동하는 일정을 잡았다.
특히 9일에는 국회 정무위 소속 여야 의원들을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하기로 했다. 만찬에는 정무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과 여야 간사인 김병욱 민주당 의원,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2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오는 16일에는 열린민주당 지도부와 회동하기로 했다. 그간 세 차례나 불발됐던 국민의힘 측과 회동 날짜도 다시 조율 중이다.
정 총리는 이에 그치지 않고 다른 상임위도 차례로 초청해 국정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다. 또 각 당 지도부와도 만찬을 추진한다. 총리실 관계자는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도 개편됐고 민생 경제는 어려워 국회 협조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이라며 “이전부터 잡혀 있던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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