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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기술개발로 자립경제 키우고...거대시장 개방 통해 동조세력 확보

中의 바이든 대응 플랜은

"14억 인구에 중산층만 4억명"

習, 수입박람회서 中의 힘 역설

항모 등 군사력 현대화도 박차

미국 대선 개표가 한창 진행되던 시간인 지난 4일 저녁(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상하이에서 열린 제3회 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 화상연설을 통해 ‘중국의 힘’을 역설했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 내내 ‘개방’이라는 단어를 되풀이하며 “중국이 세계의 시장, 공유의 시장, 모든 이들의 시장이 돼 글로벌 경기회복을 이끌고 국제사회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이날 “중국의 인구가 14억명, 중산층만 4억명”이라며 초거대 중국 시장을 누구나 이용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차기 미국 행정부에 대한 직접적인 메시지는 없었지만 “거대 중국 시장을 개방하겠다”는 것이 간접적인 대답이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전문가들은 이제까지는 조 바이든 당선인이 그나마 중국에서 선호하는 후보라고 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차이나 바이러스’라고 비난하거나 마구잡이로 중국 기업을 제재하는 데 신물이 났다는 것이다.

러위청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5일 외교부에서 열린 수입박람회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새로 선출된 대통령, 새로운 정부와 중국이 마주 보고 가고, 양국 관계가 정상적인 궤도로 발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이든의 미국도 중국에 우호적이지만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서 당파와 조야를 막론하고 중국을 견제하는 심리가 강하게 됐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왕이웨이 인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든 미국의 중국에 대한 봉쇄 정책은 계속될 것이며 우리는 거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중국이 내놓은 대답이 자립(自立)과 자강(自强)이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달 말 중앙위원회 제19기 5차 전체회의(19기 5중전회)를 열고 내수확대와 첨단기술 개발을 핵심으로 하는 ‘쌍순환’ 전략을 결정했다. 쌍순환이 국내 경제와 국제 경제의 두 개의 순환을 일컫는 말이긴 하지만 사실상 국내 경제에 우선적으로 무게를 두고 경제를 이끌어 가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보복관세, 화웨이 제재 등을 겪은 중국 수뇌부는 이제 외부의 어떤 충격에도 견딜 수 있는 내수기반 경제를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개혁개방 이후 대외교류에 중점을 둔 경제모델을 40여년 만에 바꾼 것이다. 그만큼 중국으로서는 다급하다고 할 수 있다.



내부적으로 시진핑 1인의 권력 강화에 나서는 것도 주목된다. 토론 같은 이의제기 없이 단독결정 체제로 가는 것이 중국 발전에 더 이롭다는 결정에 대해 최소한 중국 수뇌부가 동의를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잇따른 항공모함 건조 등 군사력의 현대화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적어도 서태평양에서 중국의 군사력은 미국 외 모든 국가를 압도하고 있다.

중국은 다른 한편으로는 해외에서 동조세력을 얻는 데도 열심이다. 오는 10일까지 진행되는 수입박람회가 바로 그런 경우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중국 시장만 성장하고 있고 이에 눈독을 들이는 국가와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중국에 상품을 팔고 싶으면 중국을 따르라’는 것이 기본 생각인 셈이다. 거꾸로 미국에 동조하는 호주 등의 수입품을 ‘본보기’로 제한하면서 보복하고 있기도 하다.

베이징 외교가는 바이든 정부 아래에서 글로벌 패권 전쟁이 한층 복잡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전의 트럼프의 경우 ‘미국 우선주의’가 강했기 때문에 중국의 ‘다원주의’ 주장이 먹혀들었다. 하지만 바이든의 경우 다시 과거로 돌아갈 것이 확실하다. 글로벌 리더십을 놓고 중국과 본격적으로 세 대결을 하게 된 것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 대선을 전후해서 중국이 정치행사(5중전회)와 경제행사(수입박람회)를 잇따라 연 것은 그만큼 수뇌부의 결기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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