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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선 임박...트럼프 "승복 못한다" 무더기 소송

'지지층 결집해 4년 뒤 모색'

고도의 정치적 계산 깔린 듯

바이든 정권 인수작업 차질

'국정공백' 대혼란 빠질수도





조 바이든(위) 민주당 대선후보가 5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개표가 끝나면 나와 (부통령후보인) 카멀라 해리스가 승자로 선언될 것이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는다”며 차분하게 결과를 기다려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가 조작되고 있다며 “합법적 투표만 계산하면 내가 쉽게 이긴다”고 주장했다. /AFP연합뉴스


미국 대선 개표 나흘째인 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우세 속에 초접전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바이든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던 조지아주와 펜실베이니아주 등 핵심 경합 주에서 바짝 추격하면서 대권을 잡을 수 있는 선거인단 매직넘버 270 고지에 점점 더 접근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으로 6일 새벽1시40분 현재 접전이 지속되고 있는 펜실베이니아주(선거인단 20명)와 조지아주(16명), 노스캐롤라이나주(15명), 네바다주(6명) 등에서 두 후보 간 격차가 바짝 좁혀지고 있다. 조지아주의 경우 98% 개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가 49.4%로 동률을 기록하며 승부가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경합 국면으로 이어지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도 바이든 후보가 무섭게 뒤쫓고 있다. 개표가 95% 진행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49.5%, 바이든 후보가 49.2%로 격차는 0.3%포인트이며 표차도 2만여표에 불과하다. 펜실베이니아주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10%포인트 이상 앞서던 곳이다.

개표가 89% 진행된 네바다주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49.4%로 트럼프 대통령(48.5%)을 0.9%포인트 차이로 앞서나가고 있다. 바이든 후보가 우위를 보이는 애리조나주에서 승리하고 네바다주까지 가져가면 바이든 후보는 승리에 필요한 최소 선거인단 수인 매직넘버(270명)에 도달할 수 있다.



5일(현지시간) 오후6시45분, 백악관 브리핑룸에 나타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치고 낙담한 모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법적 투표만 계산하면 내가 이긴다”며 “우편투표에서 많은 부패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 연방대법원의 결정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우리는 이런 일이 벌어지도록 그냥 둘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지난 3일 치러진 미국 대선 결과가 결국 대법원에서 가려지게 됐다. 패색이 짙어진 트럼프 대통령은 승복 대신 무더기 소송을 택했다. 대법원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최소 수주 이상 경제와 외교정책은 올스톱되고 미 정국은 대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고도로 계산된 전략이다. 1차 목표는 선거 결과 뒤집기다. 트럼프 캠프는 이날 네바다에서 ‘유권자 사기’ 소송을 냈다. 펜실베이니아 등에서 제기한 것만도 최소 6건이다. 그는 선거 전부터 우편투표는 사기라며 법적 다툼의 명분을 쌓았고 대법원을 완전 보수화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판을 뒤집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만 소송 과정에서 지지층을 한데 모으고 패배 후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절반에 가까운 미국인들의 지지를 받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이기든 지든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도 공화당에 큰 정치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그의 다음 대선 출마 가능성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였던 믹 멀베이니 전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도 이날 아일랜드 싱크탱크인 국제유럽문제연구소가 주최한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재선에서 진다면 틀림없이 오는 2024년 재선에 재도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탈세와 성폭력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어깃장이 초래할 손실은 크다. 2000년 플로리다에서 재검표가 이뤄지고 사건이 대법원까지 가면서 한달여가량 국정공백 사태가 벌어졌다. 바이든 후보 역시 인수인계 작업이 늦어지면서 정권 초반에 시간을 허비할 수 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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