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대 미국 대선에서 7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가운데 여동생 밸러리 바이든 오언스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74세인 오언스는 바이든 당선인의 고등학생 시절 회장선거에서부터 카운티 의원, 상원의원, 지난 두 번의 경선까지 이번 대선을 제외한 모든 선거 때마다 참모로 일하며 바이든의 든든한 조력자로 활약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딸인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백악관에 끌어들인 것처럼 오언스가 백악관에 입성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언스와 관련된 일화 중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 1972년 바이든 당선인이 처음으로 델라웨어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했던 때다. 당시 바이든은 자금 여유가 없어 주 전역에 우편물조차 보낼 수 없었다. 그러자 오언스는 일명 ‘바이든 우체국’이라는 아이디어를 내 1,700명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이 매주 캠프의 안내문을 직접 유권자들에게 배달하게 했다. 당시 27세에 불과했던 오언스를 믿은 바이든 당선인은 선거본부에 머물기보다는 유권자들을 직접 만나는 횟수를 늘렸고 마침내 델라웨어주의 최연소 상원의원으로 당선됐다. 당시 캠프에서 일했던 테드 커프만은 “바이든은 유권자들과 더 많이 악수해서 선거에서 이길 수 있었는데 바이든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오언스가 캠페인을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오언스는 바이든 당선인이 아내와 딸을 교통사고로 잃고 상원의원직 사임을 고려하자 조카들을 대신 돌봐주는 등 정치인생 내내 든든한 조력자로 활동했다.
선거에만 관여한 것은 아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오언스가 민주당 경선 당시 전당대회 주제 설정부터 정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활약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것이 ‘하이드 수정안(Hyde Amendment)’이다. 이는 낙태와 관련된 의료행위에 연방자금 지원을 중단하는 것으로 애초 바이든 당선인은 이를 지지했지만 오언스의 설득에 결국 철회했다고 한다. 당시 오언스와 다른 여성 직원들은 저소득 여성이나 유색인종 여성의 경우 낙태권을 침해받는다고 주장하며 바이든을 설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부통령 시절 비서실장을 담당했던 론 클래인은 “오언스는 사람들과 연결되는 것에 대해 대단한 직감을 갖고 있다”며 “오언스는 바이든에게 바이든이 틀렸다고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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