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극장이 내년부터 한해 공연 라인업을 미리 공개하는 시즌제 ‘헬로, 정동(Hello, Jeongdong)’을 선보인다. 기존의 ‘외국인 관광객 대상 전통 상설 공연장’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제작 극장’의 역할을 회복하겠다는 게 장기 목표다.
시즌제 도입 첫 해인 만큼 내년 라인업에는 부쩍 공을 들였다. 발레 1편, 연극 2편, 뮤지컬 3편, 콘서트 2편, 예술단 정기공연 3편 등 다채로운 장르의 공연이 관객과 만난다. 시즌 개막작은 1월 공개되는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다. 스페인 극작가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원작으로 마이클 존 라키우사가 대본·작사·음악을 맡아 뮤지컬로 재탄생한 작품이다. 남편을 잃고 집안의 권력자가 된 베르나르다 알바와 고압적인 그녀에게 맞서는 다섯 딸의 이야기로, 정영주가 출연 배우이자 프로듀서로 나선다. 독일 영화 ‘포미니츠’를 국내 창작진이 뮤지컬화한 ‘포미니츠’의 초연, 정동극장 대표 레퍼토리 뮤지컬 ‘판’도 포함됐다. 연극에서는 모노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를 프로젝트그룹 ‘일다’와 함께 공동 기획하고, 한 명의 배우를 선정해 그의 인생을 담은 작품을 공연하는 ‘정동극장 연극시리즈’가 올해 첫회(송승환 ‘더 드레서’)의 바통을 받아 이어진다.
이 밖에 국내 최초 민간 발레단인 유니버설발레단의 ‘챔버시리즈’, 지휘자 금난새·뮤지컬 배우 양준모가 함께하는 브런치 콘서트, 내년 공식 창단하는 정동극장 예술단의 공연 세 편(시나위 夢·바운스·소춘대유희)이 관객을 찾아온다.
한편 정동극장은 2022년부터 2년간 재건축 공사에 들어간다. 약 3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300석, 600석 이상 등 극장 2개를 갖춘 다양한 시민 복지 공간으로 재탄생할 계획이다. 김희철 정동극장 대표는 “정동극장은 다양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극장임에도 한동안 공연하는 분들에게조차 잊혔었다”며 “재건축이 이뤄지면 ‘2차 제작 극장(인큐베이팅을 통해 발굴된 작품을 완성 공연으로 제작)’의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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