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재로 위기에 몰린 중국 화웨이가 결국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인 아너(룽야오·榮耀)를 매각했다. 이에 따라 화웨이는 삼성과의 글로벌 휴대전화 판매 경쟁에서 일단 후퇴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중국 매일경제 등에 따르면 화웨이는 이날 오전 발표한 성명에서 아너 부문을 분할해 선전 소재 ‘즈신신정보기술’에 팔기로 했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매각 후에는 아너 지분을 전혀 보유하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지에서는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로 반도체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만 사업을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즈신신정보기술은 올해 9월 설립된 회사다. 광둥성 선전시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가 100% 지분을 소유한 선전시 스마트도시과기발전집단이 98.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사실상 국유기업이 화웨이로부터 아너를 인수하는 셈이다.
아너는 2013년부터 화웨이가 운영해온 중국 내수용 스마트폰 브랜드다. 화웨이는 고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제품인 P시리즈나 메이트 시리즈는 화웨이 브랜드를, 보급형 중·저가 제품에는 아너 브랜드를 달아 각각 별도 채널을 통해 판매해왔다.
지난 2·4분기 화웨이의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5,580만대인데 이 중 4분의 1가량인 1460만대가 ‘아너’ 제품이었다.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는 삼성전자가 1위(2억9,510만대)를 차지했고, 화웨이가 2억4,000만대로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아너 매각으로 화웨이는 당분간 삼성과 글로벌 출하량 1위 경쟁을 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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