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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 튀는 연습실도 있는데 확진자 동선은 '깜깜'…답답한 학생들

연세대 음대 조교 시작으로 코로나19 연속 감염

"개인정보 보호"...학교는 음악관내 동선 비공개

학생들 사이선 '세부 동선 공개해야' 목소리 ↑

고려대 등은 감염 방지 위해 세부 호수도 공개

지난 16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2명이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음악대학 건물에 출입 통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최근 연세대 음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학교 본부가 세부 동선을 공개하지 않아 학생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확진 자는 교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음은 물론 추가 확진자까지 나오면서 동선 공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7일 연세대 등에 따르면 연세대 음대 조교 A 씨는 지난 13일 오후 2시30분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지난 11·12일 양일에 걸쳐 음악관을 출입했다. 일부 목격자들은 A 씨가 조교실에 있을 당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업무를 봤다고 증언했다. A씨와 조교실에 있던 사람들 일부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음악관에는 강의실 외에 학생들이 예약을 통해 자유롭게 이용하는 연습실이 있다. 학생들은 침이 많이 튈 수밖에 없는 연습실 특성상 비말을 통한 전파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학교 측은 16일부터 20일까지 음악관에 대한 출입을 통제했다.

문제는 학교 본부가 A 씨의 교내 세부 동선을 공개하지 않아 음대생을 비롯한 학생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는 점이다. 학교는 앞서 공지를 통해 A 씨의 학교 방문 날짜만 공개하며 “연습실 및 수업 관련하여 강의공간을 이용하신 분들께서는 일주일간 격리하여 건강을 체크하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를 냈을 뿐 음악관 내 세부 동선은 비공개했다. 학교 관계자는 “개인정보 문제가 있어 동선은 공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알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6일 연세대가 학생들에 보낸 공지문/독자 제공




중앙방역대책본부의 ‘확진 환자의 이동경로 등 정보공개 안내’에 따르면 확진 자의 이동경로, 접촉자의 현황 등 공개는 역학적 이유, 사생활 정보 등을 종합해 결정한다. 때에 따라 확진 자의 이동경로와 접촉자가 모두 파악된 경우 동선을 공개하지 않을 수 있는데 이는 확진 자가 다녀간 상업 시설의 영업 피해를 줄이기 위함이다. 즉 상업 시설이 아니라면 추가 감염을 막는 등 방역 상 이유로 세부 동선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14일 교내에서 8명의 확진 자가 발생한 고려대의 경우 확진 자 개개인에 대한 교내 세부 동선을 모두 공개했다. 고려대 측은 “아무래도 확진 자가 나오면 학교 구성원들이 궁금해하고 또 세부 동선을 알리면 확산도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양대 역시 확진 자가 다녀간 건물은 물론 건물 내 강의실 호수 등을 구체적으로 알리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의 대응 방식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음대 소속 한 학생은 “A 씨가 언제, 어디에 방문했으며 음대 내 어떤 공간을 이용했는지 등 그 흔한 정보 하나 알 수 없다”며 “A 씨에 대한 동선을 빨리 공개하고 학교 폐쇄 이후 사비를 내고 연습실을 사용하는 학생들에 대한 해결 방안 등 후속대책도 내놔야 한다”고 요구했다.

학생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학교는 뒤늦게 A 씨가 음악관 외 캠퍼스 다른 건물은 이용하지 않았다고 추가로 공지를 내보냈다. 다만 A 씨와 추가 확진 자의 음악관 내 세부 동선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공개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허진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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