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면역 실험하던 스웨덴, 봉쇄조치 강화로 ‘회귀’
공공장소 모임 인원 50∼300명에서 8명으로 축소
지난주에는 식당·술집 영업 오후 10시까지로 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면역을 시험하던 스웨덴이 결국 두 손을 들었다.
스웨덴 정부는 오는 24일(현지시간)부터 공공장소에서 8명까지만 모일 수 있도록 제한하기로 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6일 보도했다.
이전까지 행사 종류에 따라 50∼300명까지 허용됐던 모임 가능 인원을 대폭 줄인 것으로 상당한 고강도의 집합제한이다. 모임 가능 인원이 제한되는 장소는 극장, 공연장, 강의실 등이며 사적인 모임은 여전히 가능하다.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는 “지난봄 국민들에게 권고했던 것들이 지켜지지 않고 있어 금지할 필요가 생겼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더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뢰벤 총리는 “체육관도 도서관도 가지 말고, 저녁 약속도 취소하라”면서 “국가와 사회, 자기 자신을 위해서라도 올바른 선택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완전 봉쇄를 할 생각은 없다”며 “스웨덴이 해왔던 방식이 적절했다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카엘 담베리 내무장관은 “이번에 도입하는 강화한 봉쇄조치는 일단 4주 동안 시행될 예정이지만 크리스마스 시즌이나 새해까지 연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스웨덴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다른 유럽국가들과는 달리 강력한 봉쇄조치를 도입하지 않았다. 식당과 술집, 체육관 영업을 규제하는 대신 느슨한 권고수칙을 제시했다. 스웨덴 안팎에서는 이같은 방침을 집단면역을 시도하거나 시험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스웨덴은 현재 확진·사망자 통계 기준으로 북유럽에서 코로나19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국가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기준 스웨덴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7만7,355명이고, 이 중 6,164명이 숨졌다. 인근 국가인 핀란드의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1만9,419명과 371명이다. 노르웨이에서는 2만9,514명이 코로나19에 걸렸고, 이 중 294명이 숨졌다.
스웨덴의 인구 100만 명 당 확진자는 1만7,520명으로, 핀란드의 5배, 노르웨이의 3배다. 스웨덴의 인구 100만명당 사망자도 핀란드의 9배, 노르웨이의 11배다.
스웨덴 정부는 지난 11일에도 술집과 식당 운영을 오후 10시까지로 제한하는 등 방역조치를 강화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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