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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가전·자동차도 카톡으로 구독"

■카카오 10돌 'if 2020' 콘퍼런스

카카오 40조 렌털시장에 도전장

안마의자·냉장고·공기청정기 등

카톡 채널서 간편하게 구독 추진

신분증 보관 '카톡 지갑' 출시도

18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카카오 조수용(왼쪽)·여민수(오른쪽) 공동대표. /사진제공=카카오




“정수기를 구독하려면 영업사원에게 이야기를 듣고 결제 정보를 입력하고 설치까지 열세 단계에 이르는 지루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러한 단계를 안전하면서도 의미 있게 대폭 줄이겠습니다.”(여민수 카카오(035720) 공동대표)

카카오가 3,400만명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국내 렌털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KT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렌털 시장 규모는 올해 40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막강한 카카오톡을 등에 업은 카카오가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메기’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18일 카카오가 창업 10주년을 맞아 개최한 ‘이프(if) 2020’ 콘퍼런스에서 여민수·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는 “기존 렌털 사업자를 시작으로 커피숍 같은 소상공인까지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정기구독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기존에 기업 홍보 채널이었던 카톡 채널이 구독·예약·배달 등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앱’으로 진화한다”고 밝혔다. 여 대표는 이어 “19일부터 순차적으로 바디프렌드의 안마의자, 한샘의 매트리스, 위니아에이드 김치냉장고 렌털을 시작하고 위닉스 공기청정기 필터 정기 배송 등 다양한 상품을 만나볼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자동차·가전·가구 렌털 뿐 아니라 식품·화장품·각종 소모품을 정기 배송받거나 청소 대행 같은 용역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렌털·구독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고객들의 수요가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3,4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만큼 사업영역을 확대해나가기에도 용이하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모든 렌털·구독 신청을 비대면으로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해 기존 서비스와 차별화할 방침이다. 실제 1인 가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렌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인증, 신용정보 조회, 계약 단계에서 서류가 오가거나 고객과 영업사원이 직접 만나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등 상당한 불편함이 있었다. 공급자 측면에서도 제품의 감가상각, 중간 영업 수수료도 계산해주는 전사적자원관리(ERP)가 잘 갖춰줘야 구독 서비스가 가능한데 이를 카카오가 뒷받침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가사도우미, 청소 용역 서비스 등은 물론 카페, 동네 식당 등 중소상공인까지 구독 경제에 동참시킬 예정이다. 또 선물하기로 구독권을 선물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카카오의 등장으로 구독 시장 자체가 확장될 여지도 있다. 여 대표는 “자주 가는 식당이나 카페의 구독권 자체를 선물하기도 하는 상황이 전개되도록 기대하고 있다”며 “많은 중소상공인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펼쳐져 있다”고 설명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1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if 2020’ 컨퍼런스에서 사업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카카오


카카오가 렌털·구독 시장에 정식으로 도전장을 내밀자 렌털 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현재 국내 렌털 업계 1위인 코웨이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이 렌털 시장에 진출한 사례가 있지만 서비스 코디 인력 확충이나 관리 등에 어려움을 겪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며 “기존 렌털 업체들도 채널과 제품을 다변화하면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마의자나 자동차 렌털 등에 집중하는 업체들도 카카오를 주목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품을 단순 렌털하는 업체의 경우 카카오의 시장 진출로 시장을 잠식당할 수 있다”며 “특히 제품군이 한정적이고 판매채널이 기존 유통채널에 쏠려 있는 업체들은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카카오는 이외에도 신분증과 자격증, 각종 증명서를 카카오톡에 보관·인증할 수 있는 ‘지갑’ 서비스를 연내 출시한다고 밝혔다. 실물 지갑이나 서류를 가지고 다닐 필요 없이 카카오톡만 열면 내 정보를 인증하는 게 가능해진다. 카카오톡 지갑에는 전자출입명부인 QR체크인을 비롯해 모바일 운전면허증이 담긴다. 조 대표는 “오프라인 신분증은 잃어버리기 쉽기 때문에 이를 디지털화하는 게 더 안정성이 높다”며 “카카오톡 자체가 갖고 있는 보안 레벨이 높아 안전성은 걱정 없다”고 말했다.

콘텐츠 창작자와 구독자를 연결하는 서비스도 강화한다. 카카오톡은 채널 기반으로 새로운 콘텐츠 구독 플랫폼을 내년 상반기 중에 선보인다. 음원서비스 구독 플랫폼 멜론의 역할도 확장된다. 멜론은 ‘트랙제로’라는 서비스를 출시해 아티스트가 미발매한 곡을 팬들에게 선보이도록 하고 ‘멜론 스튜디오’를 통해 창작자들의 음반 제작에도 도움을 줄 계획이다. 조 대표는 “카카오톡을 통해 이용자들이 더 다양하고 소중한 관계를 맺고, 파트너들은 카카오톡을 통해 비즈니스를 더욱 확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며 “비대면 상황에서 소상공인 등이 사업을 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정혜진·연승기자 madein@sedaily.com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가 1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if 2020’ 컨퍼런스에서 사업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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