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교사 임용시험을 하루 앞둔 20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임용고시 학원에서 수강생과 강사 등 30여명이 무더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학원가는 물론 교육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교육부는 임용시험을 예정대로 치르기로 하고 자가격리자를 위한 별도의 시험장을 마련하는 등 방역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하지만 확진자는 응시할 수 없다. 서울에서 사흘 연속으로 100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서울시는 3차 대유행의 변곡점에 다다랐다고 보고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서울·경기·인천 21일 중등 임용시험 정상 실시…고사장에 별도 시험장 마련=중앙방역대책본부와 서울 동작구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8시 기준 노량진 대형 임용고시 학원과 관련해 수강생과 강사·직원 등 3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18일과 19일 수강생 각각 1명이 감염된 데 이어 방역 당국이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200여명을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이날 37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검사 대상자 가운데 아직 검사를 받지 않은 이들도 있어 확진자가 더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밀접접촉자는 모두 자가격리됐다.
임용시험이 코앞에 닥친 상황에서 학원가에서 무더기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수험생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 한 수험생은 “코로나19 확진자는 시험을 치를 수 없기 때문에 증상이 있어도 약을 먹어가면서 시험을 준비하는 수강생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몇 년 동안 준비했는데 확진되면 시험을 치르지 못하니 큰 일”이라고 전했다. 교육 당국도 초비상이 걸렸다. 서울을 비롯해 경기·인천 등 수도권 광역 시도 교육청은 21일 일제히 중등교사 임용시험을 치른다. 확진자가 발생한 학원은 동작구에 위치하고 있지만 수강생 거주 지역에 따라 다른 지역에서 시험을 응시할 수도 있기 때문에 교육 당국은 밀접접촉한 수강생들이 임용시험을 치르기로 한 시도 파악에 나섰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사장 방역을 강화하고 시험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확진자는 응시할 수 없지만 자가격리자의 경우 별도로 마련한 시험장에서 응시할 수 있어 밀접접촉자 등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17%가 감염경로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지역사회 조용한 전파 위험 상존=서울시는 전날 132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데 이어 이날 오후 6시 기준 140명이 추가 확진돼 3차 대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박유미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방역통제관(시민건강국장)은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3차 대유행의 큰 변곡점”이라며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에서는 18일부터 사흘 연속 세자릿수 신규 확진자가 나온 데다 누적 확진자수가 대구를 제치고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최다를 기록하면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러한 추세로라면 20일 최종 확진자 수는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집회 영향으로 확진자가 쏟아지던 8월27일(146명)의 수치를 85일 만에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전국 확진자 수도 오후6시 기준(일부 시도 오후5시) 총 299명으로 집계돼 하루에 300명대 중후반이나 400명 안팎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가 많아 지역사회 감염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17일의 경우 신규 확진자 92명 중 29명(31.5%), 18일은 109명 중 19명(17.4%), 19일은 132명 중 26명(19.7%)이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였다. 박 국장은 “서울시 전체 확진자 중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확진자 비율이 16.6%에 달한다”며 “이는 지역사회에서 찾아내지 못한 무증상 감염자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3차 대유행에 접어들었다는 전문가 평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현행 1.5단계에서 2단계로 서둘러 격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박 국장은 “서울시만의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방역상황을 고려해 적기에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신규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서울시는 이날부터 감염병 전담 병상 48개를 추가로 확보해 운영에 들어갔다. 전날 기준 서울의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 가동률은 52.3%다. 확진자 발생 시 추가 감염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가능한 검사범위를 넓힌다는 방침이어서 앞으로 검사 건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박 국장은 “일상공간에서 전파를 통해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생활 속에서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거리두기 1.5단계가 실시되는 2주 동안이 대규모 확산을 차단할 수 있는 중차대한 시기인 만큼 시민들께서는 각종 모임·만남을 자제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성행경·민병권기자 saint@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