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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CPTPP 가입도 가능” 공세에…트럼프 “내가 대통령이야” 치적 홍보만

20일 APEC 회의에 나란히 참석

다시 21일 G20 회의에서 만날 듯

20일 APEC 화상 정상회의가 진행되는 모니터의 모습. 오른쪽 아래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른쪽 위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배치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만 주최국 말레이시아가 제공한 ‘푸른색 계열 바탕화면’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AP연합뉴스




퇴임을 두 달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마지막 만남 ‘1차전’은 일단 자기들만의 주장을 펼치는 것으로 끝났다. 이들은 ‘2차전’을 다시 진행할 예정이다.

20일 관영 신화통신이 공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 전문에 따르면 이날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화상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은 평소의 주장인 ‘개방과 포용, 협력과 공영의 아태 운명 공동체를 만들겠다’고 재차 공언했다. 이는 시 주석의 ‘인류운명공동체’ 주장의 아시아 버전이다. 다만 실현 가능성보다 구호가 더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 주석은 이날 ‘공동번영의 회복력 있는 미래를 향한 인적 잠재력 최적화’ 주제로 열린 APEC 정상회의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는 아태 협력의 새로운 단계를 시작하고, 함께 개방과 포용, 성장, 상호 연계와 소통, 협력과 공영의 아태 운명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체결을 환영한다”며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할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시 주석은 상호 연계와 소통이 지역경제 일체화의 중요한 기초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계속해서 APEC 상호 연계와 소통의 청사진을 실현해 갈 것”이라며 “이미 인도네시아, 한국, 싱가포르 등 국가와 신속통로(패스트트랙)를 운영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인적 교류를 편리하게 하는 망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각국과 고품질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건설을 함께하기를 바란다”며 “아태 지역의 상호 연계를 위해 더 광활한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이날 정상회의에서는 앞서 대선 패배 이후 백악관에 칩거하면서 공개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처럼 국제 외교무대에 얼굴을 내밀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전문은 즉각 전해지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에서 강력한 경제성장을 통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번영 증진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의 전례 없는 경제적 회복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코로나19 백신의 성공적 개발을 포함해서 미국의 글로벌 보건 리더십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APEC 정상회의에서 주로 미국내 문제를 거론하고 지난 4년 자신의 재임 기간 동안의 치적을 홍보하는 데 대부분의 발언 시간을 할애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회의 참석도 막판에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불복 행보를 이어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임을 강조하기 위해 외교무대 등장을 택한 것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당초 예상과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심각한 대중국 공세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시진핑 주석이 ‘글로벌 리더십’을 강조하며 전반적인 주도권을 잡았다. 화상 연설 순서에선 시진핑 국가주석은 앞쪽에, 트럼프 대통령은 뒤쪽에 배치됐다.

물론 이것이 두 사람의 만남의 끝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22일 사우디아라비아가 주관한 주요 20개국(G20) 화상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시진핑 주석도 이날 참석한다. 다시 한번 트럼프-시진핑 양자의 회동이 성사된 셈이다. ‘진짜’ 마지막 만남으로 해석되는 G20 정상회의에서 어떤 충돌이 나올지 시선이 모아진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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