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24일에도 곳곳에서 확진자가 속출했다. 기존의 집단발병 사례에 더해 요양병원과 사우나 등을 고리로 한 새로운 집단감염도 줄을 잇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접촉에 의한 ‘n차 전파’의 고리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충남 공주시 푸르메요양병원에서 전날 첫 환자가 나온 이후 14명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누적 15명 가운데 요양병원 종사자가 2명, 환자가 10명, 간병인이 3명이다. 서울 서초구의 한 사우나(기존의 서초구 사우나와 구별을 위해 ‘2번’으로 표기)에서도 지난 18일 첫 환자 발생 후 접촉자 조사 과정에서 22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23명 가운데 사우나 방문자가 15명, 이들의 가족이 6명, 방문자 지인과 지인의 가족이 2명이다.
이 사례는 앞서 발생한 서초구 사우나 감염과는 다른 경우로, 사우나 방문자로부터 가족과 지인 등으로 연쇄 전파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방대본은 추정했다. 인천 연수구의 한 유흥주점에서는 지난 20일 첫 확진자가 나온 후 26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누적 27명 중 유흥주점 방문자가 14명, 주점 종사자가 13명이다. 지역별로 보면 인천 26명, 경기 1명이다.
부산·울산의 장구강습과 관련해선 지난 21일 첫 환자가 발생한 후 접촉자 조사를 통해 23명의 추가 감염이 확인됐다. 누적 24명 가운데 강습모임 관련자가 16명, 장구대회 관련자가 4명, 지인이 3명, 기타 1명이다. 부산의 장구 강습모임 관련 확진자가 지난 20일 울산에서 열린 장구대회에 참석하면서 추가 전파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방대본은 “지난 20일 아랑 고고장구 울산지회 장구 시험 참석자 및 방문자는 가까운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아달라”고 요청했다.
기존의 집단감염 사례에서도 확진자가 추가됐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 임용단기학원과 관련해 7명의 추가 감염이 확인돼 누적 확진자가 88명으로 늘었다. 이 학원 관련 확진자는 서울 41명, 경기 21명, 인천 12명, 전북 6명, 광주 2명, 부산·대전·강원·충북·충남·전남 각 1명 등 전국에 퍼져있다. 또 서울 동대문구 고등학교-마포구 소재 교회 사례에서는 하루 새 23명이 추가되면서 누적 확진자는 99명이 됐다.
수도권 온라인 친목 모임 감염은 한 노래방 관련 확진자들과의 역학적 연관성이 확인돼 같은 사례로 분류됐다. 이 두 사례의 누적 확진자는 39명으로, 방대본은 먼저 오프라인 모임에서 가족과 지인으로 코로나19가 전파됐고, 이어 이들 가족과 지인을 통해 다시 노래방에서 감염 전파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이 밖에 기존의 서초구 1번 사우나 감염 사례에서는 접촉자 조사를 통해 6명이 더 확인돼 누적 확진자가 62명으로 증가했다. 이 사례는 감염된 사우나 방문자가 이용한 헬스장을 통해 헬스장 종사자와 이용자 가족으로 추가 전파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방대본은 최근 사우나와 교회 등에서 집단 감염이 계속 발생하는 이유로 마스크 착용 미흡 등을 꼽았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사우나는 대부분 지하에 있어 환기가 잘 안 되고 그 안에서 3밀(밀폐·밀집·밀접)의 환경이 조성되며 마스크를 지속적으로 착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회도 성가대 활동과 소모임, 일부 마스크 착용 불량 등을 (감염 전파의 요인으로) 들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인천 남동구 가족-지인 모임 사례에서는 6명의 감염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누적 확진자가 63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첫 확진자의 가족이 3명, 음식점 관련이 54명, 지인 관련이 6명으로, 방대본은 첫 확진자가 방문한 음식점을 고리로 이 음식점 고객의 지인 모임, 다른 다중이용시설, 이 시설 이용자의 직장으로 연쇄 n차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기 용인시 키즈카페와 관련해선 19명이 늘어 누적 확진자는 73명이 됐다. 키즈카페 이용자로부터 가족과 지인으로 전파된 후 이들의 직장인 요양병원과 어린이집으로 전파가 일어났다는 것이 방대본의 추정이다.
강원 철원군 군부대 집단감염과 관련해서도 3명이 더 나와 누적 확진자는 44명이다. 방대본은 최근 유흥시설을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 사례에서 확진자와 접촉자들이 동선을 숨기거나 진단검사를 기피해 역학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현재 환자 발생 양상을 보면 일상생활에서 다중이용시설, 식당, 주점, 사우나, 헬스장, 노래방과 같은 곳에서 불특정 다수가 예측하지 못한 상태에서 노출·감염이 되는 사례들이 많다”며 “그만큼 추적관리가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팀장은 “방역당국이 신속하고 포괄적인 역학조사를 하고 노출자·접촉자들을 추적·관리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의심증상이 발생하면 신속한 검사가 선행돼야 방역인력이 현장에서 조금이라도 더 감염 불씨를 찾아내고 방역망을 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1일 전국에서 치러진 중·고교 신규 교원 임용시험 응시자 중에는 현재까지 두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중 전날 확인된 한 명은 노량진 학원 수강생으로, 시험 전 진단 검사를 받고 별도 시험장에서 임용시험에 응시한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수험생은 대구에서 시험을 치렀다.
다른 한 명은 강원도의 일반시험장에서 응시했으며,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임용고시 학원 수강생은 아니지만, 코로나19에 확진된 해당 학원 수강생과 같은 독서실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지 못하는 ‘감염경로 불명’ 환자 비율은 14%대로 증가했다. 이달 11일부터 이날까지 발생한 신규 확진자 3,700명 가운데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는 528명으로, 14.3%를 차지했다. 전날(13.8%)과 비교하면 0.5% 포인트 상승했다.
/장덕진 인턴기자 jdj132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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