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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김 장관님·진 의원님, 이사 좀 가주세요"

진동영 건설부동산부 기자





“장관님, 제발 부탁입니다. 이사 가주세요. 장관님 댁보다 작은 평수 10년 전 7억원에 분양한 집을 이렇게 후려치고 주민 가슴에 대못을 박나요.”(일산아이파크1단지 게시판)

“다른 지역구로 좀 갔으면 싶어요. 임대 빌라 단지 가시면 좋을 것 같은데….”(래미안솔베뉴 게시판)

부동산 정보 앱 ‘호갱노노’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아파트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정부·여당 유력 인사들의 부동산 관련 ‘설화’로 본인이 거주하는 단지의 이름이 여론에 오르내리자 사람들은 이곳에 몰려와 ‘성지순례 왔다’며 말을 쏟아냈다. 거주민들은 괜한 논란에 동네 이미지가 나빠진다며 불편해하고 있다.



김 장관은 디딤돌대출 한도 얘기를 하다 본인 자택을 “저희 집 정도는 디딤돌대출로 살 수 있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디딤돌대출은 5억원 이하 집을 구입할 때 받을 수 있다. 민주당 미래주거추진단장인 진 의원은 동대문·강동구의 공공 임대주택을 둘러본 뒤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면 임대주택으로도 주거의 질을 마련할 수 있다”며 “내 아파트와 비교해도 차이가 없다”고 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진 의원은 강동구에서 지난해 입주한 신축 아파트 ‘래미안솔베뉴’에 산다. 일부 네티즌들은 단지 게시판에 찾아와 “여기가 임대주택과 같다는 그곳이냐”며 조롱했다.

논란이 커지기는 했지만 김 장관이나 진 의원이 한 말은 정책적 측면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다. 주거 안정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선의의 발언’이 비판받는 데 대해 억울할 법도 하다.

말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국민들이 이들의 ‘말’에 비난을 쏟아내는 것은 단순히 말 한마디가 아닌 정책 전반에 대한 누적된 분노가 표출된 것이다. 임대주택이 아닌 내 집에, 빌라보다는 아파트에 살고 싶은 게 소비자들의 마음인데 정부는 이런 마음을 모두 ‘투기’로 몰면서 정반대로 향하고 있다. 진 의원은 논란이 불거진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언론을 통하니 본뜻과 달라진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정치권을 통하니’ 시장의 바람이 왜곡되고 있을 뿐이다.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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