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한층 세련된 모습의 ‘뉴 QM6’를 내놓으며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의 ‘간판스타’ 등극에 도전한다. 지난해 6월 ‘더 뉴 QM6’에 이은 두 번째 부분변경 모델로, 디자인과 실내 정숙성을 개선해 경쟁 모델에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 11일 경기도 가평에서 열린 시승회에서 뉴 QM6 가솔린 모델과 LPG 모델을 번갈아 타는 방식으로 왕복 80㎞ 구간을 달렸다. 뉴 QM6를 멀리서 봤을 때는 실망감이 앞섰다. 부분변경 모델이면 외관 변화를 기대하기 마련인데 전작과 달라진 점이 눈에 띄지 않아서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서 오래 살펴보니 로고, 그릴 등 요소마다 달라진 디테일이 눈에 들어왔다. 고객들이 호평했던 외관 디자인의 큰 틀을 살리면서도 부분변경 모델만의 차별성을 강조하는데 주안점을 뒀다는 게 르노삼성 측 설명이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르노삼성의 태풍 로고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날개를 펼친 듯한 ‘퀀텀 윙’ 디자인이다. 퀀텀 윙은 르노삼성차의 새로운 디자인 정체성으로 뉴 QM6에 처음 적용됐다. 퀀텀 윙 아래로 위치한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은 기존 가로 바 형태에서 물결이 치는 듯한 ‘메시(그물망)’ 패턴으로 바뀌었다. 패턴 아래로는 QM6 혹은 최상위 트림인 프리미에르 로고가 삽입돼 차량 자체의 존재감을 높이는 방식을 썼다. 라파엘 리나리 르노디자인센터서울 디렉터는 “멀리서 보면 단순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디테일에 강점이 있다”며 “우리의 핵심 요소이자 상징인 태풍에서 새롭게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후면 방향지시등에는 ‘다이내믹 턴 시그널’ 효과를 더했다. 회사 관계자는 미적 감각을 더해줄 뿐 아니라 명확한 안내 표시로 안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외관과 마찬가지로 실내 역시 큰 변화는 없었다. 다만 소소한 변화들은 눈에 띄었다. 밝은 톤의 모던 브라운 가죽시트를 새롭게 배치해 고급스러움이 두드러졌고, 우드 패널 등 실내 마감 일부를 수정했다. 룸미러도 깔끔한 디자인의 프레임리스 방식으로 교체했다. 센터페시아는 르노삼성 특유의 세로형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각종 조작기기를 간결하게 배치했다. 주요 기능을 터치 스크린 안으로 통합하고 많은 기능을 과시하기보다 필요한 장치만 남긴 듯했다. 실내 곳곳에 알차게 배치한 컵홀더와 USB 포트, 2열 송풍구 등도 장점으로 보였다.
이제 본격적으로 달려볼 시간이다. 경기 가평 청리움에서 서울~양양고속도로를 거쳐 중간 경유지인 대성리 E1 LPG 충전소까지는 가솔린 모델로 주행했다. 부드러운 주행감과 정숙성이 인상적이었다. 4기통 2.0리터 자연 흡기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GDe는 144마력의 출력과 20.4㎏·m의 토크를 발휘한다. 이 때문에 고속주행에서도 흔들림 없이 순간 가속이 부드러웠다. 정숙성과 내구성도 수준급이었다. 르노삼성차가 디젤 모델에 사용해 온 흡차음제 및 ‘사일런스 타이밍 체인’을 적용한 덕분이었다.
경유지에서 2.0 LPe 모델로 갈아탔다. LPe 모델은 QM6 판매량의 60% 가량을 책임지는 주력 모델. 차에 탑재된 2.0리터 LPLi 엔진은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19.7㎏·m의 힘을 발휘한다. 가솔린 엔진에 필적하는 성능이다. 여기에 무단변속기(CVT)와 결합, 복합 리터당 8.6㎞의 연료효율을 인증 받았다. 뉴 QM6 LPe는 LPG차가 치고 나가는 맛이 없을 것이란 편견을 씻기 충분한 성능을 갖췄다. 일상 주행에서 불편함 없이 몰기 적당하다. 가뿐하게 출발했고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속도를 붙여가는 느낌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추월을 위해 속도를 높일 때는 다소 굼뜨다는 느낌이 들었다. 차고가 높은 SUV라 몸놀림에 한계는 분명하지만, 연비 등을 고려하면 감내할 만한 수준이다. 특히 1회 충전 시 534㎞까지 주행 가능하다는 점은 QM6 LPG 모델만의 매력이다.
QM6 가격은 가솔린 2,474만~3,324만원, LPe 2,435만~3,245만원이다. 동급인 현대차의 싼타페와 기아차의 쏘렌토보다 500만~600만원 저렴하다. 특히 LPe 모델의 경우 연비와 세금을 고려한다면 탈수록 혜택이 커져 가성비를 놓고 보면 동급 최강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만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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