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의 유임을 원한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러면서 취임 당일 국민에게 최소한 100일 간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CNN방송 인터뷰에서 파우치 소장의 유임과 더불어 그를 차기 행정부에서 자신의 최고 의학 자문역으로 임명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오후 파우치 소장과 대화해 이같이 요청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나는 그에게 과거 여러 대통령을 위해 그가 했던 것과 똑같은 역할을 맡아달라고 요청했고, 또한 최고 의학 자문역이 돼서 코로나 (대응)팀의 일원이 되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자신의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지명된 론 클레인이 파우치를 잘 알고 있으며 그와 줄곧 대화를 나눴다고 부연했다.
CNN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소속인 파우치 소장이 이날 바이든 당선인의 인수위와 만남을 가졌다고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아울러 파우치 소장이 코로나19 백신이 안전하다고 한다면 자신도 기꺼이 코로나19 백신을 맞겠다고 말했다. 또 백신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기 위해 공개적으로 백신을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당선인은 “사람들은 백신의 효능에 대한 믿음을 잃었다”며 “대통령과 부통령이 무엇을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등 전임 대통령 3명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하기 위한 방법으로 백신을 공개적으로 맞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라고 CNN은 설명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내 전임자 3명은 일단 그것(백신)이 안전하다고 선언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모델을 설정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면 분명히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미 국민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계획은 백신이 안전하다고 미국인들이 믿도록 하는 것과 경제를 폐쇄하지 않고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할 여러 계획을 세우는 것 사이의 균형이라고 설명했다. 또 바이든 당선인은 취임 당일 국민에게 최소한 100일 동안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원한 것이 아니라 단지 100일”이라며 그렇게 하면 “우리가 상당한 감소를 보게 될 것으로 나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내 최고 감염병 전문가로 꼽히는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대처 과정에서 정부와 의료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상황을 진단해 알려주고 조언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어왔다. 앞서 그는 바이든 당선인의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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