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방향과 속도 변화를 예측하기 힘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 들면서 전세계 주요국들은 산업체와 학계, 연구기관간 연계를 강화하며 신성장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과학학술연구분야 정보사이트인 엘시비어(ELSEVIER)가 지난 11월 11일 업데이트한 ‘대학-산업간 협력’자료에 따르면 산학 공동저자로 발간된 논문수는 지난 2015년 7만6,223건이던 것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9년에는 4년전 보다 10.2% 증가한 8만3,999건에 이르렀다. 이는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제품과 서비스의 기술수준이 갈수록 고도화, 복잡화하면서 어느 한 대학, 어느 한 기업의 내부 역량만으로는 해법을 찾기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학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인공지능(AI)과 같이 급변하는 정보기술(IT) 분야에선 전세계적인 개발인재난을 풀기 위해 산학협력이 한층 긴밀해지고 있다. 미국 스탠포드대학은 졸업생(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이 창업한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개발(R&D)을 진행해왔다. 그 결과 이 대학은 직원 1명당 평균 10만7,000달러의 산업 연구 수익을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공룡 IT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도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들과 협업을 통해 2015~2019년 사이에 7,900여편의 공동 저술학술 간행물을 발간한 것으로 알려졌다. MS 산학협력의 특징은 해외 대학들과도 다국적으로 진행된다. 캐나다에선 AI 개발기업인 어플라이드 브레인 리서치(ABR·appliedbrainresearch)와 캐나다 명문공대인 워털루대학이 긴밀하게 합을 맞추고 있다. ABR은 워털루대학 대학과 인접한 곳에 연구진을 두고 해당 대학교수들과 긴밀히 연구하면서 AI분야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2013년을 전후로 산학협력이 한층 왕성해지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일본의 개방형 혁신전략’보고서에 따르면 산학협력과 관련한 ‘민간기업으로부터의 연구자금 등 수입액’규모는 2012년 약 600억엔이던 것이 2018년 1,000억엔을 돌파(1,075억엔)할 정도로 급증했다. 또한 주요 국립대학법인을 중심으로 대학발 벤처기업이 급증해 2018년에는 대학발 벤처기업 숫자가 2,278개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본의 산학협력은 아직도 일부 우수한 대학들에 편중돼 있어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일본의 혁신체계가 아직도 일부 대기업에 연계된 기술력을 갖춘 소수의 거래과의 협력적 관계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또 다른 한계점으로 지적됐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체계적이고 개방적인 산학협력 생태계를 조성하면서 미국 등 서구권처럼 기업과의 공동 연구개발수익이 대학으로 재투입돼 지속가능한 선순환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을 보인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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