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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지킬 앤 하이드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 / 간절히 바라고 원했던 이 순간 / 나만의 꿈이 나만의 소원 / 이뤄질지 몰라 여기 바로 오늘~’ 한국에서 공전의 히트를 친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대표 넘버 ‘지금 이 순간(This is the moment)’의 시작 부분이다. 지킬 박사가 마침내 인간 내면의 선한 인격과 악한 인격을 분리해 드러낼 수 있는 약을 개발하고 직접 실험 대상이 되기 직전에 노래가 불린다. 이 노래는 ‘지금 이 순간 내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내용 덕분인지, 잔잔하게 출발해 웅장하게 마무리되는 멜로디 때문인지 러브송이나 결혼식 축가로 자주 쓰인다.

뮤지컬의 원작은 단편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이상한 사건’이다.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절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출신의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 썼다. 약물로 낮에는 선한 지킬 박사로, 밤에는 사악한 하이드로 살아가다가 하이드를 통제할 수 없게 되자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는 줄거리다.

다중 인격을 소재로 한 최초의 소설로 13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수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심리극과 미스터리극의 고전으로 지크문트 프로이트 이전에 이미 인간 내면에 잠재한 무의식적 욕망을 간파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 때문인지 이 소재는 지금도 연극은 물론 영화·뮤지컬·노래·게임 등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동양에서는 인간의 본성이 선하거나 악하다고 구별해 봤지만 서양에서는 한 사람이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가졌다고 본 것이 이채롭다. 스티븐슨은 이 작품에 앞서 모험 해양 장편소설 ‘보물섬’으로 인기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유승민 전 국회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대해 “유체 이탈도 이 정도면 심각한 중증”이라며 ‘지킬 앤 하이드 대통령’이라고 꼬집었다. 여권이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조기 출범을 밀어붙이면서 법치를 흔들고 있는데도 문 대통령이 “민주주의와 개혁을 위한 마지막 진통”이라고 포장한 것을 겨냥했다.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이다. 정권이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지 않고 두 얼굴의 행태를 보이면 결코 국민에게 믿음을 줄 수 없을 것이다.

/오현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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