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해 ‘국가 안보에 위협을 가하는 기업’이라고 최종 판단했다. FCC는 미국 내 화웨이 장비 철거 명령을 내렸다.
FCC는 10일(현지시간)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라는 FCC의 기존 결정을 재고해달라는 화웨이의 진정을 기각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FCC는 지난 6월 중국 업체 화웨이와 중싱통신(ZTE)을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을 가하는 기업으로 공식 지정했다. 두 업체는 이를 재고해달라고 요청했고, FCC는 지난달 ZTE 대해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데 이어 이날 화웨이에 대해서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이번 판단에 따라 미국 통신 기업들은 83억 달러(약 9조원)에 달하는 정부 보조금을 이들 업체 장비 구매 등에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FCC는 또 화웨이와 ZTE에 보안 위험을 제기하는 미국 내 네트워크 장비 철거를 명령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FCC는 조만간 금지 장비 목록을 만들어 의회가 약 16억 달러의 예산을 할당하면 장비 교체에 드는 비용을 보상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 의회는 화웨이 등 중국 업체 5G 기술을 사용하는 국가에는 미군과 군사 장비 배치를 재고해야 한다는 내용을 2021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넣기도 했다.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로 무역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홍콩 문제 등 다양한 이슈에서 미중의 갈등이 더욱 첨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FCC는 이날 화웨이와 ZTE의 스파이 행위 얘기도 꺼냈다. 공화당 추천인 브렌던 카 위원은 “이 문제에 대한 기록은 명확하다”며 “중국은 지적재산과 산업 및 상업적인 우위는 물론 안보와 첩보 상의 이점 때문에 미국 국경 내의 사람들을 감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FCC는 이미 보조금을 두 업체 장비 구매에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는데, 이는 주로 시골 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규모 통신업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콜로라도 외곽 지역 업체 코뱅크는 FC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소규모 업체는 정부의 요구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예산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FCC는 수십 개의 시골 지역 통신업자가 보조금을 받아 화웨이와 ZTE의 장비 구매 등에 사용해 온 것으로 추산하고 이 업체들의 장비 교체 평균 비용이 4.000만∼4,500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일부 중국 투자자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트럼프 행정부의 반중 정책을 누그러뜨릴 것으로 기대하지만, 중국을 전략적인 경쟁자로 인식하는 의회의 시선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논평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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