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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반격의 서막이 올랐다"… 미국·캐나다, 백신 접종 개시

뉴욕 간호사 첫 접종…69세 주지사 솔선수범

캐나다는 내년 9월까지 국민 대다수 접종 목표

지난 14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메모리얼 헬스케어시스템의 응급요원이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AFP 연합뉴스




미국과 캐나다에서 지난 1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각 주 정부에 배포되며 처음으로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특히 그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를 초래하며 이 신종 질환에 속수무책으로 당해온 미국으로서는 백신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에 반격을 가하는 데 시동을 건 것으로 평가된다. 캐나다에서도 간호사 2명을 포함해 요양원 근무자 5명을 상대로 첫 번째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CNN방송은 몇 달 전만 해도 불가능으로 보였던 것이 현실이 됐다며 통상 백신 개발에 여러 해가 걸리는 점에 비춰볼 때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채 1년도 안 돼 백신이 나온 것은 놀라운 개가라고 평가했다.

미국 보건복지부(HHS)와 주 정부에 따르면 이날 뉴욕·플로리다·캘리포니아주 등 42개 주와 수도 워싱턴DC,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제약사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한 백신이 도착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뉴욕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은 퀸스의 ‘롱아일랜드 주이시병원’의 중환자실(ICU)에서 일하는 흑인 여성 간호사 샌드라 린지로 기록됐다. 린지는 코로나19 백신이 여느 백신 주사와 다르지 않았다며 “오늘 희망적이라고 느낀다. 안도가 된다”고 말했다. 또 “이것(백신 접종)이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을 끝내는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 메릴랜드주에서 크리스토퍼 밀러 국방장관 대행이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에서는 이날부터 사흘간 전역의 병원과 요양시설 등 636곳에 첫 백신 배포분이 배송된다. 이 백신을 누구에게 맞힐지는 각 주 또는 자치령 정부가 결정하게 된다. 다만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의료기관 종사자와 장기 요양시설 입소자·직원을 최우선 순위에 두라고 권고해 대부분 주 정부는 이들을 1순위에 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짐 저스티스 웨스트버지니아 주지사는 이날 아침 화이자 백신을 수령했다며 첫 수령분은 의료 종사자와 요양시설 입소자들에게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저스티스 주지사는 자신이 이 백신에 올인(다 걸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날 오후 직접 백신을 맞겠다고 밝혔다. 올해 69살인 그는 “내가 그걸 맞아도 좋다고 생각한다는 걸 모든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플로리다주의 브로워드 메모리얼 병원 등에도 이날 백신이 도착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15일 오전까지 모두 5개 병원이 10만회 접종분의 백신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주에서 처음으로 백신을 접종한 UF 헬스 잭슨빌의 최고경영자(CEO) 리언 헤일리 주니어 박사는 “겸손해지는 순간”이라며 “이곳과 전 세계의 최전방 의료진에게 그들의 강인함과 영웅적 행동에 대해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이날 4개 병원이 백신 3만3,150회 접종분을 수령했다고 밝혔다. 뉴섬 주지사는 “터널의 끝에 빛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터널 안에 있다”고 말했다.

화이자 백신은 모두 2차례 접종해야 제대로 된 면역이 형성되기 때문에 이번에 백신을 맞은 사람들은 3주 뒤 2회차 백신을 또 접종해야 한다. 이번에 배포되는 백신은 모두 290만회분으로 145만명에게 맞힐 수 있다. 미국 정부는 2회차 접종분 백신을 이미 확보했지만 3주 뒤 배포하기 위해 이를 보류해둔 상태다.



엘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EPA 연합뉴스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은 14일 이달 말까지 2,000만명, 내년 1월 말까지 최대 5,000만명에게 접종하기에 충분한 백신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2월로 접어들면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 외에도 1회만 맞아도 되는 존슨앤드존슨의 백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확보하면서 공급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복지부가 매주 얼마나 많은 백신이 배포될지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에이자 장관은 “이제부터 매주 금요일 우리는 새로운 주간 백신 배포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자 백신은 섭씨 영하 75도(화씨 영하 94도)라는 초(超)저온 상태에서 보관해야 하므로 백신의 수송·유통은 큰 숙제였다. 이 때문에 백신은 드라이아이스로 10일간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특수 보관 용기에 담겨 운송됐다.

또 백신의 변질 가능성 등을 파악하기 위해 위치, 온도, 대기압, 빛 노출도, 움직임 등을 파악하는 첨단 센서를 이 컨테이너에 부착해 실시간으로 이를 추적·감시했다. 이런 초저온으로 유통된 백신은 희석·해동된 뒤 접종이 이뤄지게 된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백신이 나왔다고 그것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파우치 소장은 “당분간은 우리가 마스크를 치워버리고 모임에서 거리 두기를 잊어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아마도 늦가을이나 내년 겨울 초쯤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한 공항에 있는 UPS 화물기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운송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미국보다 먼저 화이자 백신을 승인한 캐나다에서도 이날 첫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당국은 간호사 2명을 포함해 요양원 근무자 5명을 첫 번째 백신 접종자로 선정해 주사를 맞혔다고 밝혔다.

또 퀘벡주에선 요양원의 노인 2명이 주내 첫 접종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는 내년 1분기까지 300만명을 접종하고, 9월까지 전체 인구 3,800만명 대부분에 대해 접종을 완료할 계획이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 9일 영국과 바레인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화이자 백신을 승인했다.

/지웅배 인턴기자 sedati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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