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예술인에 대해 만 30세까지도 입대를 연기할 수 있도록 한 개정 병역법과 관련, 한국음악콘텐츠협회는 24일 “방탄소년단(BTS)를 제외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지난 22일 공포한 개정 병역법은 만 30세까지 군 징집·소집을 연기할 수 있는 대상에 ‘대중문화예술 분야 우수자’를 추가했다. 구체적 범위는 시행령으로 정해지지만 문화 훈·포장을 받은 수훈자 중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국위선양에 공이 있다고 추천한 사람에 대해서만 입대를 늦출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훈장 수상자로 추천을 받으려면 해당 분야에서 15년 이상 활동해야 하는 조건이 있다.
음콘협은 “K팝 가수들이 10대 중후반부터 활동을 시작하는 게 현실”이라며 “이 조건을 충족하려면 30대가 넘은 상태이므로 사실상 혜택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음콘협 측은 지난 10년간 입대가 가능한 나이에 문화훈장을 받은 가수가 BTS뿐이라고 설명했다. BTS는 지난 2018년 10월 한류와 우리말 확산의 공로를 인정받아 ‘15년 이상 활동’ 조건을 깨고 예외적으로 화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이들 외에 문화훈장을 받은 가수는 싸이(당시 35세), 송창식(65세), 조용필(63세), 명국환(81세), 남일해(77세), 남진(71세), 태진아(63세) 등으로, 모두 입영연령을 훨씬 웃돈다.
최광호 음콘협 사무총장은 “K팝이 국가 브랜드를 높였다는 공로를 인정해 좋은 취지의 제도를 만들어준 것에 감사하다”면서도 “실질적으로 아무도 적용받을 수 없는 법안이 된다면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시행령이 그대로 만들어지면 제2의 BTS가 나와도 혜택을 받는 건 불가능하다”면서 “이 법안이 K팝 산업 부흥을 위한 정부의 통 큰 결정이라면, 분명 법안의 취지와는 다르게 시행령을 설계하고 있는 것이라는 점에서 재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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