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의 타격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전반적인 시청률 수준은 내려갔지만 ‘부부의 세계’ ‘이태원 클라쓰’ ‘펜트하우스’ 등 간간이 히트작이 나온데다, 글로벌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넷플릭스가 해외시장에서 한국 드라마 인기를 견인하는 역할을 했다.
■1,619억원
27일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퍼진 올 2월 이후 전국에서 취소 또는 연기된 콘서트는 총 990건, 그에 따른 피해액은 약 1,619억 원수준으로 추정된다. 최고 대목인 연말에만 226건이 취소됐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대중음악계의 비즈니스 모델을 바닥부터 뒤흔들었다. 뮤지션들은 음반·음원 판매로 수익을 내기 점점 어려워지자 공연을 통해 팬을 늘리고 매출과 이익을 내는 노선을 택했는데, 이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진 것이다.
■4,026만장
대신 실물 음반 판매는 날개를 달았다. 가온차트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서 발매된 실물 음반 판매 상위 400개 앨범의 총 판매량은 4,026만여 장. 전년 동기 대비 64%나 늘어 4,000만 장을 넘어섰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콘서트 등 외부 팬 활동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나타난 일종의 보복 소비 현상이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해외 수출도 크게 늘었다. 올해 음반의 일본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3.4%, 대미 수출액은 117% 늘었다. 음반 수출에서 북미·유럽의 비중이 늘어나며 해외 팬덤의 다변화도 반영했다.
■99만3,000명
지난 10월 10·11일, 세계 191개 지역 및 국가에서 99만3,000명이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온라인 콘서트 ‘맵 오브 더 소울 원(Map Of The Soul ON:E)’를 관람했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첨단 기술을 동원한 화려한 볼거리에 전 세계 팬들은 열광했다. 이 공연 티켓 판매로 거둔 수익만 500억 원을 훌쩍 넘긴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올해 BTS처럼 많은 뮤지션들이 온라인 비대면 콘서트로 눈길을 돌렸다. SM과 JYP는 네이버의 투자를 받아 온라인 공연 전문 브랜드 ‘비욘드 라이브’를 설립했고, YG는 유튜브 뮤직과 손잡은 ‘팜 스테이지’ 브랜드를 다음 달 블랙핑크 공연을 시작으로 선보인다. 아이돌 뿐이 아니다. KBS에서 방영된 가수 나훈아의 비대면 공연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29.0%에 달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다만 대형 기획사 외에는 택하기 어려운 방안이란 점에서 그 한계도 명확했다.
■1조7,000억원
‘다이나마이트’로 지난 9월5일자 미국 빌보드 ‘핫100’ 순위의 첫머리를 장식한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차트 62년 역사상 한국 가수로는 최초로 정상에 올라 K팝 파워를 과시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추산에 따르면 ‘다이너마이트’의 핫100 1위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약 1조7,000억원. 이들은 12월 한국어 노래 ‘라이프 고즈 온(Life goes on)’도 빌보드 핫100 1위에 올려놓으며 기염을 토했다. 다른 K팝 가수들의 성과도 눈부셨다. 걸그룹 블랙핑크는 셀레나 고메즈와 함께 작업한 ‘아이스크림’으로 빌보드 핫100 13위에 올랐고 정규 1집 ‘더 앨범(THE ALBUM)’은 메인 앨범차트인 빌보드200 2위를 찍었다. 그룹 슈퍼엠도 정규 1집 ‘수퍼 원(Super One)’으로 빌보드200 2위에 올랐다.
■3위
코로나19로 ‘집콕’의 시간이 길어지며 온라인을 통한 콘텐츠 소비가 늘었고, 넷플릭스 등 OTT 업체들의 성장에 한국 콘텐츠가 수혜주로 떠올랐다. 이달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위트홈’은 OTT 순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집계 기준 넷플릭스 일일 인기순위에서 글로벌 3위에 올랐다. 미국에선 5위, 프랑스와 독일에서도 각각 5위, 8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가 미국·유럽지역 상위 10위에 들기는 처음이다. 지난 3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킹덤 시즌2’는 최근 뉴욕타임스(NYT)가 선정한 ‘최고의 인터내셔널 TV쇼’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 지역에서도 넷플릭스를 타고 한류 드라마 열풍이 다시 불었다. tvN ‘사랑의 불시착’, ‘사이코지만 괜찮아’, JTBC ‘이태원 클라쓰’ 등이 아시아 국가에서 10위 안에 들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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