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골프의 김한별, 여자 배구의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 남자 축구의 황희찬은 경자년 한 해 가장 빛난 쥐띠 스포츠 스타다. 김한별은 2020시즌 2승으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대상(MVP) 포인트 2위, 상금 2위에 올랐다. 이재영·이다영 자매는 올해 자유계약선수(FA) ‘대박’을 치며 한 팀에서 만나 흥국생명의 독주를 이끌고 있고, 황희찬은 지난 여름 독일 라이프치히 입단으로 빅 리그 진출의 꿈을 이뤘다. 황희찬은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후유증을 겪고 있지만, 내년 2월 리버풀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 등 굵직한 기회들이 기다리고 있다.
신축년 새해의 주인공을 노리는 소띠 스포츠 스타도 많다. 주로 1997년과 1985년생이다. 여자 골프의 이소영·이다연·한진선·인주연·이효린·이세희가 97년 소띠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5승의 이소영은 5승이 모두 짝수 해에만 나왔다. 홀수 해에 상대적으로 주춤했는데 소띠 해인 내년은 다를지 관심이다. 이소영은 “내년에도 우승하고 싶다. 짝수 해에만 우승하는 공식이 없어지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세희는 신인이다. 그동안 시드전에서 번번이 쓴잔을 들어 데뷔가 밀렸다. 올해는 2부 투어에서 펼친 눈부신 활약 덕에 새 시즌 정규 투어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85년생 배경은은 7시즌 만에 정규 투어에 복귀한다. 지난달 시드전에서 31위에 올라 새 시즌 출전권을 따냈다. 은퇴 뒤 골프전문 채널에서 대회 코스 해설과 레슨 프로로 활동하다 시험 삼아 도전했던 것인데 덜컥 합격한 것이다. 우리 나이로 서른 일곱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왕년의 상금왕다운 저력을 보인다면 색다른 흥행 카드로 떠오를 것이다. 올해 KPGA 투어 2관왕(대상·상금왕) 김태훈과 최고령 신인왕에 오른 이원준도 85년생이다. 통산 2승의 97년생 서형석은 소띠 해를 맞아 부활을 벼른다.
남자 축구의 미드필더 백승호는 올림픽 메달이라는 큰 꿈을 꾼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이 코로나19로 1년 연기되면서 출전이 불발될 위기에 처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이 ‘출전 가능’ 판정을 내리면서 도쿄행 길이 열렸다. 와일드카드 3명을 제외한 모든 참가 선수는 23세 이하여야만 해 24세가 되는 백승호는 원칙적으로는 2021년 올림픽에 나설 수 없다. 하지만 FIFA는 ‘1997년 1월 1일 이후 태어난 선수와 3명의 추가 선수’라는 대회 출전 자격을 2021년에도 유지하기로 했다. 독일 2부 리그 다름슈타트에서 뛰는 백승호는 최근 뚜렷한 활약으로 팀 내 입지를 넓히고 있다. 아시아 챔피언십 최우수선수(MVP) 출신의 미드필더 원두재, 평가전에서 브라질 골문을 뚫은 이동경도 올림픽 축구 대표팀의 97년생 주축이다.
프로축구 K리그의 박주영·이근호, 프로야구 KBO의 박석민·이용규는 85년생 소띠다. 올해 한화에서 방출된 이용규는 키움에 새 둥지를 틀어 새해 새 출발에 나선다. 각각 NC와 두산 마운드의 주축인 구창모와 이영하는 97년 소띠다. 여자 배구 GS 칼텍스의 주포 강소휘도 빼놓을 수 없는 97년 소띠 스타다. 이달 초 ‘월드 스타’ 김연경이 버틴 흥국생명의 15연승 저지에 앞장서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인 강소휘는 올림픽 대표팀 발탁과 메달을 노린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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