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결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내년 1월 3일까지 현 상태로 유지하기로 했다. 확진자 수가 1,000명 내외에서 증감을 거듭하고 있지만 급격한 확산은 억제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다만 28일로 종료될 예정인 수도권 거리 두기 2.5단계 및 비수도권 2단계 조치를 내년 1월 3일까지 6일 더 연장하며 연말연시 방역 강화 특별 대책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계획이다.
2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방역 및 의료 체계 역량이 유지가 가능하며 연말연시 방역 강화 특별 대책을 통한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식당·카페 관련 수칙을 일부 개선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간 취식이 가능하던 패스트푸드점에서는 베이커리 카페 등과 동일하게 커피·음료·디저트류만 주문할 시 포장·배달만 허용하기로 했다. 또 무인 카페 매장 내 착석 금지 등의 조치도 비수도권까지 확대 적용한다.
정부는 연말연시 특별 대책이 종료되는 내년 1월 3일 이후 거리 두기 단계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정부의 지속적인 근시안적 정책에 대한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단계 격상이 아니더라도 6일·2주일 등 단기적으로만 적용되는 정책이 아닌 장기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6일 더...‘단기 정책’ 반복하는 정부
정부 3단계 격상 보류.. 수도권 2.5단계 1월 3일까지 유지
“확산세 뚜렷한 변화 없어...의료체계 대응 가능” 판단
12월 내내 집단감염 두 자리수...전문가 “일희일비 정책 곤란”
하반기까지 고려한 장기 전략 마련돼야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진자 수가 연일 1,000명 안팎에서 증감을 유지하고 있지만 3단계 격상은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확산세가 뚜렷하게 감소하는 것은 아니지만 급격한 확산은 억제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전국적으로 신규 집단감염 사례가 이어지는데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 비중이 늘고 있는 만큼 정부의 소극적 대응에 대한 의료계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료 체계가 붕괴될 것을 우려해 병상을 확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제적으로 방역에 나서 확진자 증가를 막아내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한다”며 3단계 격상을 호소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브리핑을 통해 “이번 주까지 환자 발생 추이와 의료 체계 여력 등을 지켜보며 내년 1월 3일 이후로 거리 두기 단계 조정 문제를 다시 검토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존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와 비수도권 2단계 조치를 다음 달 3일까지 유지하되 일부 방역 구멍으로 지적된 부분을 해소하는 ‘2.5단계+α’ 전략을 내놓은 것. 이에 따라 내년 1월 3일까지 패스트푸드점도 카페와 동일하게 커피·음료·디저트를 주문할 때는 포장·배달만 가능하며, 수도권에만 적용하던 무인카페 매장 내 착석 금지, 홀덤펍 집합금지 수칙도 전국으로 확대 적용한다.
방역 당국이 또다시 3단계 격상이 아닌 ‘2.5단계+α’ 수준의 정책을 내놓은 이유는 최근 일부 방역 지표가 개선된 탓이다. 이날 확진자 수는 970명을 기록했으며 한때 500명이 넘었던 수도권 1일 이상 대기 환자도 이날 96명으로 대폭 줄었다. 권덕철 중대본 1차장은 “현재 방역과 의료 대응 역량을 계속 확충하고 있어 한계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다음 1주 상황을 지켜보며 거리 두기 조치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2일 2,548개였던 가용 병상은 26일 5,813개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인력의 경우에도 의사 198명, 간호사 440명 등 총 981명을 의료기관과 생활치료센터 등으로 추가 파견하면서 의료 체계 붕괴에 따른 우려가 다소 해소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같은 수치는 최근 폭증한 확산에 대한 대처일 뿐 실질적인 감염 확산을 막아냈다는 지표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날 확진자 수는 900명대를 기록했으나 실제로는 연휴로 검사 건수가 4만 건 이상 줄어든 영향이 크다. 오히려 12월에는 확진자 수와 관계없이 신규 집단감염이 계속됐다. 11월 29일부터 이달 5일까지 58건이던 전국 집단 발생은 12월 2주차에 54건, 3주차에 71건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달 20~26일에는 19건으로 줄었으나 이 기간에는 동부구치소 집단 발병 등 ‘대규모 감염’이 발생했다.
집단감염이 늘어나면서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인 확진자의 비중도 27.9%를 기록했다. 이처럼 무증상, 감염 경로 불명 확진자의 확산세가 늘어나면 역학조사가 어려워 선제적 방역이 불가능해진다. 전문가들이 “일일 확진자 수만 보고 일희일비한다”며 정부의 방역 정책을 비판하는 이유다.
정부는 3단계 격상 여부를 내년 1월 3일 이후 결정할 계획이다. 3단계의 효과가 없을 경우 그 이상의 조치가 없기 때문에 결정에 신중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수도권에서 운영 중인 임시 선별 검사소 역시 1월 3일 종료되는 등 추후 방역 전략은 ‘부재’해 전문가들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이 1년 가까이 유지되고 있는데 아직도 정부가 1~2주에 국한된 단기 정책만 내놓아 혼란을 가중한다는 지적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아직 백신 접종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정부가 내년 하반기까지 고려한 장기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한다”며 “현재의 단기적 거리 두기 단계 격상, 완화 조치를 이어가면 내년 겨울에도 코로나19가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