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학부 및 대학원의 등록금 인상안을 제시한 가운데 학생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등록금을 인상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4일 서울대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연석회의)에 따르면 서울대 측은 지난해 12월 30일 열린 등록금심의위원회 1차 회의에서 등록금 1.2% 인상안을 제시했다.
연석회의가 이날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학교 측은 등록금이 2009년부터 동결 또는 인하돼 재정 상황이 안 좋은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재정이 악화되었다는 주장을 폈다. 또 등록금 인상을 통한 수입 일부를 장학금으로 활용해 학생들의 소득 재분배를 달성할 수 있다는 취지로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연석회의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학교 측이 제시한) 근거를 납득하지 못한다”며 “재정 운영 어려움의 근거는 학생 위원이 확인하지 못하는 자료에 근거를 두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연석회의는 “전체 가계소득은 소픅 증가했지만 재난지원금을 통한 이전 소득 증가를 제외하고 근로소득, 사업소득 등 각각의 항목은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득 재분배가 필요하다는 말은 코로나로 인한 피해의 범위가 넓다는 사실을 간과한 주장”이라며 “학생들은 경제적인 부분 외에도 학습권 피해 등 다양한 어려움 속에 처해있다”고 강조했다.
연석회의는 “현재 시기에 부적절한 등록금 인상안을 철회하고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돕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김태영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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