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에게 ‘짐승보다 못하다’는 말과 함께 윽박을 질렀다가 노인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위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항소2부(이세창 부장판사)는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43)씨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하고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5월 19일 오후 11시 30분께 경기도 부천시 자택에서 장모 B(73)씨에게 폭언해 정신적 학대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아내와 함께 2018년 12월부터 B씨와 함께 살았지만 아내와 장모가 자주 다투자 평일에는 호텔에서 지내고 주말에만 집에 들어갔다.
그는 B씨가 거실에 있던 자신의 흔들의자를 만지고 안방으로 들어가자 방문을 발로 차며 “장모님 나오세요 빨리. 내가 들어가요. 좋은 말 할 때 빨리요”라고 소리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이 여자가 진짜. 짐승보다 못하네. 부모 같아야죠. 맨날 거짓말이나 하고”와 같은 발언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1심 재판을 맡은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2단독 서호원 판사는 ‘당시 A씨의 발언이 부적절하긴 하지만 학대로는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협하는 행동을 했고 정서적 학대로 보기에 충분하다’며 항소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는 피해자에게 일방적으로 폭언을 하거나 위협한 게 아니고 다투는 과정에서 해당 발언을 한 것”이라며 “당시 피해자가 자신의 딸인 A씨의 아내를 밀쳤고 그 과정에서 A씨가 일부 발언을 한 사정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B씨의 진술에 비춰 보더라도 A씨가 지속해서 폭언이나 협박을 했다거나 B씨를 유기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태영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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