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제약사 시노백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코로나백’의 예방효과에 대한 해외 국가들의 시험결과가 중구난방으로 나오면서 그렇지 않아도 꺼려하는 중국산 백신에 대한 신뢰도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브라질에서 ‘코로나백’ 임상시험을 담당한 상파울루 주정부 산하 부탄탕연구소는 전날 코로나백의 예방효과가 50.38%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약 1만2,500명의 임상시험 참가자 가운데 252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이들 중에 백신과 가짜약(위약)을 맞은 이는 각각 85명과 167명이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제시한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최소기준인 50%를 겨우 넘긴 수치다. 하지만 화이자·바이오엔테크(95%)나 모더나(94.1%),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백신(70.8%)의 예방효과를 크게 밑돈다.
무엇보다 들쑥날쑥한 시험결과가 신뢰도를 낮추고 있다. 앞서 부탄탕연구소는 지난 7일 ‘78% 예방효과가 있다’고 발표했었다. 당시 상파울루 주정부와 부탄탕연구소는 코로나백이 증상이 가벼운 경우 예방효과가 78%이고 보통 또는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할 정도로 증상이 심하면 예방효과가 100%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임상시험 결과 산출된 예방효과가 일주일 만에 돌연 낮아진 이유는 앞서 발표 땐 ‘증상이 매우 가벼운 경우’를 포함하지 않아서라고 연구소 측은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코로나백을 임상시험을 실시한 국가마다 예방효과 차이가 크다고 전했다. 터키는 지난달 1,300명 대상 임상시험에서 코로나백 예방효과가 91%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11일 코로나백 긴급사용을 승인하며 1,620명 대상 시험에서 예방효과가 65%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예방효과를 어떻게 산출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코로나백은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과 달리 냉동이 아닌 냉장 상태에서 비교적 싸고 쉽게 운송·보관이 가능해 중남미나 아프리카, 아시아 개발도상국이 선호한다. 선진국 위주로 입도선매된 미국·유럽 백신을 구할 수 없는 개발도상국가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구입하고 있다.
현재까지 브라질과 칠레,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터키, 우크라이나 등이 코로나백을 구매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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