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15년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추락사고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금을 내라며 제조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으나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패소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6부(차문호 장준아 김경애 부장판사)는 최근 정부가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과 한화(000880)에어로스페이스를 상대로 171억1,000만원을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을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KAI가 방위사업청에 납품한 수리온 24대 중 1대(4호기)가 2015년 12월 훈련 중 전북 익산 인근에서 추락한 바 있다. 정부는 이를 물어내라며 납품업체인 KAI와 헬기 엔진제작 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옛 삼성테크윈)를 상대로 2017년 3월 소송을 제기했다.
정부는 “엔진 설계가 잘못됐고, 계기 시현·사용자 규범 등 표시상 결함이 있었으며 엔진 재점화가 실패하는 등 제조상의 결함도 있었다”며 두 회사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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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법원은 1·2심 모두 “원고가 주장하는 엔진 설계상·표시상·제조상 결함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소프트웨어 문제는 원고와 피고 KAI가 개선방향을 논의했고 원고의 결정과 요청에 따라 피고가 개선 방안을 반영했을 것”이라고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부는 항소심에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지 않으면 결함 보수에 해당하는 금액을 달라고 청구 취지를 추가했지만, 이 역시 인정되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고가 헬기를 인도받은 시점으로부터 1년이 넘게 지난 뒤에 소송을 제기했다”며 “결함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청구는 민법에 따라 ‘목적물을 인도받은 날로부터 1년’의 제척기간이 지나면 부적법하다”고 설명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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