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비스트'라고 불리는 대통령 전용차량을 타고 백악관으로 들어갔다.
이 차량은 새 주인을 위해 별도 제작된 것은 아니지만 번호판만은 46대 대통령을 뜻하는 '46'으로 바뀌었다고 폭스뉴스가 전했다.
비스트는 GM에서 제작한 미국 대통령 전용 캐딜락 리무진으로, 공식 명칭은 '캐딜락 원'이지만 육중한 외관 탓에 '비스트'(Beast. 야수)란 별명이 붙었다. 암호명은 '스테이지 코치'(승합마차). 미 대통령의 안전을 책임지는 최첨단 기능을 갖춰 '움직이는 백악관'으로도 불린다.
'비스트'는 길이 5.5m의 대형 승용차처럼 보이지만 각종 장치가 더해져서 무게가 최대 9t에 달한다. 13㎝ 두께의 방탄유리는 웬만한 총격을 견디고, 급조폭발물(IED)과 화학무기 등을 이용한 공격에도 탑승자를 보호한다. 운전석 쪽 창문 외엔 열리지 않으며 그나마도 8㎝ 이상 열 수 없다. 차 문에는 열쇠 구멍이 없고 어떻게 문을 여는지는 백악관 경호원들만 알고 있다.
최대 시속은 경호상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다. 펑크가 나도 달릴 수 있는 특수 타이어와 야간투시 카메라, 최루탄 발사기, 소방장치, 내부산소공급장치, 대통령의 부상 가능성을 고려한 수혈용 혈액, 산탄총 등이 탑재 혹은 적재돼 있다. 한 대 가격은 150만달러(약 17억원)로 추정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쓰던 것을 이어받아 사용했으며 GM은 2018년 새로운 비스트를 만들었다. 개발비에 1,580만달러(약 17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스트는 미 대통령 순방 시 한국에도 왔으며 북미 정상회담 때도 등장했다.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정상회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 차량 내부를 보여주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4년 전 부통령직에서 물러날 때도 비스트를 탔다. 후임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환송을 받으며 델라웨어행 암트랙 열차를 타기 위해 워싱턴DC의 유니언스테이션으로 가는 길이었다. 당시 쓸쓸한 귀향길에 탔던 비스트가 이번에는 50년 정치 인생의 꿈을 이루는 순간에 함께 했다.
/지웅배 인턴기자 sedation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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