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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홈런왕' 행크 에런 별세... 무하마드 알리 "유일하게 존경"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홈런왕 행크 에런(사진)이 지난 22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86세.

23일 에런이 몸담았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구단은 “에런이 평화롭게 영면에 들었다”고 밝혔다. 정확한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에런은 현역 시절 홈런으로 메이저리그 역사를 다시 쓴 전설의 타자다. 2007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배리 본즈의 의해 그의 최다 홈런 755호 기록은 깨졌지만 통산 최다 타점과 장타 기록은 아직도 유지하고 있다.

1934년 앨라배마주 모빌의 가난한 흑인 가정에서 8남매 중 한 명으로 태어난 에런은 야구 장비를 사지 못해 막대기와 병마개로 혼자 타격 연습을 하며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다. 1954년 스무 살의 나이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에런은 1956년 내셔널리그(NL) 타격왕, 1957년 최우수선수(MVP) 타이틀을 각각 거머쥐었다.



에런은 백인들의 우상인 베이브 루스의 714홈런 기록에 근접하면서 극심한 인종차별 모욕과 협박에 시달리기도 했다. 루스의 통산 홈런 기록에 1개 모자란 채로 1974년 정규 시즌을 시작하려던 그에게 “은퇴하거나 아니면 죽어버려” 등의 협박 편지가 쇄도했다. 연방우체국에 따르면 에런은 100만 통에 가까운 편지를 받았다고 한다. 인종차별을 견뎌내며 역대 최고 타자 반열에 오른 그에 대해 미국의 복싱 전설 무하마드 알리는 생전에 “나 자신보다 더 존경하는 유일한 사람”으로 칭송했다. 1975년 밀워키 브루어스로 트레이드된 에런은 두 시즌을 더 뛰고 23년에 걸친 메이저리그 경력을 마무리했다. 은퇴 후 1982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에런은 2002년 대통령 ‘자유의 메달’을 수상했다.

에런은 1982년 당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부사장으로 2차례 방한했다. 에런은 방한 기자회견에서 “내가 755개의 홈런을 날릴 수 있었던 건 특별한 재능보다 운 좋게 23년간 꾸준히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 전역에는 추모의 물결이 일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3일 트위터에서 “에런이 베이스를 돌 때, (야구) 기록만 좇지 않았다. 에런은 편견의 벽을 깨는 게 우리가 하나의 국가로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려줬다”며 “에런은 미국의 영웅이었다”고 애도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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