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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전쟁'에 드러난 중동 민낯…백신 쓸어담는 사우디, 생지옥 된 예멘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빈부격차·불평등 고스란히 노출

걸프지역 접종 속도내지만…분쟁·빈곤국은 계획조차 불분명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이 지난 8일(현지시간) 서북부의 신도시 네옴에서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받고 있다./연합뉴스=SPA통신




중동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둘러싼 '부자국가'와 '가난한 국가'의 격차가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은 26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중동 내 깊은 불평등을 드러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석유 수출을 앞세워 부유한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지역 국가들은 코로나19 백신을 빠르게 국민에게 접종하고 있지만 예멘 등 분쟁 지역이나 빈곤 국가들은 백신 접종 계획조차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다.

걸프지역의 아랍권 왕정 국가들인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쿠웨이트, 바레인, 오만은 작년 12월 경쟁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나섰다. 이슬람 수니파의 '맏형'이자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는 지난달 17일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대규모 접종을 시작했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등 지도층이 공개적으로 백신을 맞으며 국민에게 접종을 독려했다. 사우디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무료로 이뤄진다. 25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사우디는 인도에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300만 도스도 조만간 공급받을 예정이다.

인구가 약 1,000만 명인 UAE에서는 국민 및 외국인 200만여 명이 벌써 화이자 백신이나 중국 제약업체 시노팜(중국의약그룹) 백신을 맞았다. 약 160만명이 사는 소국 바레인도 인구 대비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8%를 넘었다. 아하누 베흐나흐 세계경제포럼(WEF) 세계건강보건부문장은 "고소득 국가들은 인구를 보호할 계획을 가장 빠르게 세울수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일(현지시간) 예멘 남서부 도시 타이즈의 외곽에서 가난과 집 부족으로 고통받는 한 난민 가족이 동굴 근처에 허름한 판잣집을 마련해 기거하고 있다. 예멘에서는 오랜 내전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확산하면서 해외 지원마저 줄어 난민이 늘고 아이들이 대량 아사할 위기에 처해 있다./연합뉴스=AFP


반면 오랜 내전에 신음하는 예멘은 완전히 반대 상황이다. 사우디가 지원하는 예멘 정부의 보건부 고위 관리는 오는 3월 코로나19 백신을 처음 공급받을지도 모르지만 예멘 인구의 20%만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이라고 밝혔다.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과 가까운 예멘 반군 후티가 통제하는 지역에는 백신이 전달될지 불확실하다. 예멘 인구의 약 70%는 후티의 통제 지역에 살며 열악한 의료 여건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스라엘이 점령정책을 펴는 분쟁지역 팔레스타인도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고민이 크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보건장관 마이 알카일라는 3월 말까지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하기를 기대하지만, 백신이 도착할 구체적인 날짜가 잡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인구 대비 접종률이 약 30%로 세계에서 최고 수준이지만 이웃 지역 팔레스타인에게 코로나19 백신은 아직 '그림의 떡'이다.

내전이 끝나지 않은 시리아도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CNN이 전했다. 막대한 국가부채 등 경제 위기에 처한 레바논 역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못했다. 2월 초 화이자 백신 200만 도스가 레바논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체 인구의 20% 정도만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이다. 이밖에 이라크는 인구가 4,000만 명이 넘지만 접종할 수 있는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은 150만 도스에 불과하다고 CNN이 전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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