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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사회
“바이든 외교, 국내 일자리가 1순위···대북정책 시간 걸릴 것”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바이든의 외교정책 방향 5가지

“당분간 국내 문제에 집중할 것”

제임스 린지 CFR 부회장. /CFR 홈페이지




5일(현지 시간)은 한국의 장이 없는 날이지만 이곳에서는 뉴욕외신기자클럽(NYFPC) 주관으로 미국 외교협회(CFR) 제임스 린지 부회장의 ‘바이든 정부의 외교정책’에 관한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확 눈에 띄거나 깊이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바이든 정부의 전반적인 방향을 아는데 도움이 될 듯합니다.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의 큰 흐름을 아는 것은 경제와 증시 예측에 중요합니다.

그의 얘기를 정리하면 이렇게 5가지가 됩니다. 다 동의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주요 포인트를 짚고 있어 하나씩 뜯어보겠습니다. 참고로 CFR은 독립기관으로 당파성이 없습니다.

◇바이든 외교정책의 5가지 포인트

① 외교보다 국내정책, 일자리가 1순위

② 체계적이며 신중한 접근

③ 트럼프와 반대되는 사고방식

④ 인권 강조

⑤ 중러 압박 등은 이어가

“당분간 코로나19 등 내부 문제에 주력…새벽 3시 트윗은 없을 것”


우선 린지 부회장은 외교정책을 얘기하는 자리에서 국내문제의 중요성을 언급하는데요. 그는 “미국인들이 조 바이든을 뽑은 것은 많은 국내 문제를 해결하기 원하기 때문”이라며 “특히 집권 초기 몇 달 간은 국내 문제를 정리하는데 쏟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중산층 복원을 최고의 목표로 세워둔 상태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도 급한데 이 역시 중산층 복원과 연계돼 있죠.

바이든 대통령은 성공한 대통령이 되고 싶고 대외정책에서도 성과를 내고 싶어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집안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는 게 린지 부회장의 말입니다. 코로나19 사망자가 급증하고 실업자가 많은 상황에서 해외 문제에 집중한다고 해봤자 국민들의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없다는 것이죠.

바이든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물론 바이든 대통령이 외교에 신경을 전혀 쓰지 않는다는 건 아닙니다. 둘을 병행하겠지만 당분간은 내부 문제에 더 무게중심을 둔다는 얘기입니다.

두번째 특징은 많이 언급됐던 예측 가능성입니다. 린지 부회장은 “(트럼프 때처럼) 오전3시에 트윗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그는 “바이든의 외교팀은 잘 구성돼 있고 노련하며 경험이 많다”며 “새 정부는 (트럼프 정부와 달리) 질서 있고 체계적인 접근방식을 취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트럼프 정부 당시 아프가니스탄 철군 문제를 두고 외교안보 팀에서 서로 다른 의견이 나왔던 것 같은 일은 바이든 정부에서는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처럼 돌발적인 상황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맞지만 외교팀에 대한 평가와 분석은 상대적인 만큼 적절히 감안해 들으면 될 것 같습니다.

“바이든, 트럼프와 정반대의 사고방식…'미국이 돌아왔다' 가장 좋아하는 듯”


다음으로 린지 부회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외교측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정반대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고 봤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아메리칸 퍼스트(American First)’였지만 바이든은 동맹을 중시한다는 겁니다. 그는 “바이든은 트럼프와 정반대의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리더십의 중요성을 믿으며 그것이 미국의 이익과 미국의 가치를 높여준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자주 쓰는 ‘미국이 돌아왔다’는 말을 그가 가장 좋아하는 것 같다고 했는데요.

직관적인 분석이지만 한계도 뚜렷합니다. 모든 미국 대통령은 ‘아메리칸 퍼스트’입니다. 미국의 국익이 우선이죠. 그의 말처럼 바이든 대통령이 임기 초 국내 문제에 다걸기를 한 것도 미국이 사는 게 우선이라는 뜻입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때와 비교하면 정도의 차이는 분명할 겁니다. 같은 말이라도 좀더 정중하겠지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그는 '아메리칸 퍼스트'를 좀더 집중적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모든 미국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아메리칸 퍼스트'다. /연합뉴스


네 번째는 인권인데요. 린지 부회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직후 파리기후협약에 복귀한 것을 포함해 일부 정책은 트럼프 때와 꽤 다를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인권입니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권이라는 가치를 그다지 높게 보지 않았습니다. 장사꾼의 입장에서 그는 인권을 흥정의 도구 가운데 하나로 봤습니다. 홍콩을 겨냥한 소리만 요란한 제재가 그랬고 신장 위구르 문제도 미중 무역합의에 밀렸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죠.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야권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중국과 북한의 인권문제에도 큰 관심을 쏟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부분은 확실히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미국이 인권을 강조할 때 모든 것이 잘 풀렸던 것은 아닙니다. 미국의 인권이라는 가치 뒤에는 역시 미국의 이해관계가 걸려있습니다. 민주당이나 공화당 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으로 바이든 정부의 인권외교가 어떤 색깔일 띌지 좀더 두고 봐야 합니다.

중국과 러시아 정책은 트럼프 답습…북한은 시간 걸려


마지막은 중국과 러시아입니다. 가장 중요한 대중·대러 정책은 트럼프 정부의 유산을 답습할 것이라는 게 그의 예측인데요. 린지 부회장은 “어떤 부분에서는 변화보다는 연속성을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라며 “표현의 수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정책은 상당히 비슷하게 보일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강경 노선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도 중국을 주요 경쟁자로 꼽았고 나발니 사건에서도 보듯 러시아에 대해서도 강경책을 쓰려고 하는데요. 사실 미국의 대외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게 중국과 러시아입니다. 이제 중국은 명실상부 미국의 제1 경쟁국이 됐죠. 뒤집으면 외교안보 정책에서 핵심인 두 나라에 대한 접근방식이 바뀌지 않았다는 건 전반적인 외교정책 방향이 크게 변했다고 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린지 부회장은 동맹 중시와 접근방식 등으로 분류했지만 외교안보 정책의 상대를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바이든 정부의 정책은 트럼프 때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전 세계 주둔 미군의 재배치를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독일 주둔 미군 철수를 중단하기로 했고 결과적으로 큰 감축은 없을 것 같지만 그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처럼 아프가니스탄과 중동 주둔 미군의 철수를 원합니다. 이 부분은 지난해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도 분명히 나타나 있습니다. 이스라엘에 대한 확고한 안보 공약도 트럼프 때와 동일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은 기존 정책을 검토하고 새로운 방향을 잡는데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연합뉴스


북한에 대한 접근방식은 확연히 다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본인이 직접 나서 일대일로 문제를 풀어보려고 했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바이든은 예전 방식으로 돌아갑니다. 린지 부회장은 “아마도 바이든 행정부는 전략적 검토가 끝나면 동맹들이 핵개발을 동결하거나 핵무기를 감축하도록 압력을 넣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전에도 시도된 적 있고 결과를 얻지 못한 방법”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중국을 이용하려고도 할 것이라는 게 린지 부회장의 생각인데요.

그는 “바이든 팀이 모두 같은 생각을 갖게 될 때까지 시간이 좀 걸린다”며 “중요한 것은 (그 사이에) 북한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핵무기나 탄도미사일 시험을 통해 바이든 정부가 갑자기 무언가를 말하거나 행동하게 만들 수 있다”고 했습니다. 바이든 정부에서도 북핵 문제는 시간이 오래걸리고 마땅한 답이 없을 수 있다는 얘기로 읽힙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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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김영필 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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