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균형으로 각국의 자동차 산업이 몸살을 앓는 가운데 미국 백악관이 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은 17일(현지 시간) 백악관 경제·국가안보 부문의 최고위 관리들이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 차질을 빚는 미국 자동차 업계 지원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관리들은 먼저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파운드리)인 대만 TSMC와 접촉하고 있다.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이날 왕메이화 대만 경제부장(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대만 반도체 업체들과 함께 차량용 반도체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해준 것에 사의를 표했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도 반도체 부족 사태 해결에 동참하고 있다. 백악관은 각국 주재 미국 대사관에 주재국 정부와 반도체 기업 대응 방안을 파악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 대변인은 정부가 최근 자동차·반도체 업체들과 잇따라 회의를 열고 문제점을 파악하고 협조를 촉구했다면서 “미래의 (추가적인) 반도체 부족 문제를 피하기 위한 조처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이 이처럼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은 반도체 공급 부족 탓에 미국의 주요 자동차 회사들이 공장을 멈춰 세우는 등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GM은 북미 지역 3개 공장에서의 감산 조치를 최소 3월 중순까지로 연장했고 한국GM 부평 2공장도 절반 규모만 가동 중이다. GM은 반도체 부족 사태로 올해 최대 20억 달러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포드도 반도체 부족 문제로 1분기 생산량이 10~20% 감소할 수 있고 10억~25억 달러의 영업이익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차랑용 반도체 부족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공통으로 겪는 문제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은 지난해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 수요가 하락하자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줄이고 PC나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제품 생산에 집중했다.
/맹준호 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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