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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마포빌딩에서 고용승계" 제안에 청소노조 “트윈타워에서 일할 것” 거절

지난 9일 거절 후 2주째 교착 상태

고용부 "불법 파견도 아닌데..."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1,000인 해고 노동자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행진에 참가한 노조 관계자들이 정리 기자회견을 하며 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날 행진과 기자회견에는 코레일네트웍스-고객센터지부, LG트윈타워분회 청소근로자, 아시아나케이오지부, 이스타항공 등 해고 노동자들이 참가했다. /연합뉴스




‘LG트윈타워가 아닌 마포빌딩에서 청소할 수 있도록 고용을 승계하겠다’는 LG 측의 제안을 노동조합 측이 거절한 채 13일이 흘렀다. 진전 없이 시간이 흐르는 가운데 노동계 안팎에서도 “받을 만한 안을 거부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2일 고용노동부 관계자에 따르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등 LG트윈타워 청소근로자 관련 노동단체는 지난 9일 고용부 서울남부지청 중재로 열린 2차 조정회의에서 LG그룹 빌딩관리 자회사인 S&I코퍼레이션이 제시한 안에 거부의사를 밝혔다. 현재 노사가 물밑에서 접촉하고 있지만 진전된 안은 나오지 않았으며 3차 조정회의 일정도 정해지지 않았다.

앞서 S&I는 지난해 말 지수INC와 맺은 LG트윈타워 청소 하도급계약을 해지하고 업체를 바꿨다. 이어 지수INC는 LG트윈타워 청소근로자를 해고했다. 근로자들은 신규 청소업체가 고용승계를 해야 한다며 집단 농성을 시작했다. 이에 S&I와 지수INC는 자신들이 청소 하도급계약을 유지하고 있는 마포빌딩에서 청소근로자 30명이 근무할 수 있도록 고용을 승계하겠다는 안을 내놓았다. 또 65세 이상 노조원도 건강 조건을 평가해 70세까지 고용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공운노조 등은 트윈타워에서 근로해야 한다며 이 제안을 거부했다. 공운노조 관계자는 “마포빌딩은 일을 할 수 있는데 트윈타워는 왜 안 되느냐”며 “이유에 대해 뒤집어서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LG 측이 내놓은 다소 전향적인 안을 거부하면서 사측과 고용부 모두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현재 LG트윈타워의 청소 용역 회사는 지수INC가 아니기 때문에 고용을 승계해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또 트윈타워와 마포빌딩은 3㎞ 떨어져 있다. 지하철 세 개역 정도다. 사측은 마포빌딩에서 일하면 근로자의 수가 많아지므로 근로환경도 더 나아질 것이라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부 관계자는 “현재 시위하시는 분들의 근로계약은 종료된 것으로 봐야 하며 불법 파견 등의 문제는 없다”며 “노조의 주장은 계약기간이 끝나더라도 관행적으로 고용 승계를 했으니 이에 따라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동계 안팎에서도 “받을 만한 안”이라는 평가가 나와 이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날로 청소근로자들의 농성은 70일째를 맞는다. 민주노총 화학섬유노동조합연맹은 이날 LG트윈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머지않아 봄이 오겠지만 노동자들의 요구인 트윈타워의 고용승계가 아니라면 이들에게 봄이 와도, 봄이 아닌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일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변재현 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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